[기고] 공직의 '천리마'를 꿈꾸며

@김종화 광주시 인사정책관 입력 2021.09.06. 19:12

천리마(千里馬)는 유능한 인재의 비유로 가장 널리 쓰인 단어 가운데 하나이다.

전국시대 연(燕)나라 소왕은 인재를 구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이때 곽외라는 신하는 '천금매골'(千金買骨, 죽은 천리마의 뼈를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하면 실제 살아있는 천리마를 얻을 수 있다.)이라는 성어를 인용하며, 먼저 자신과 같은 평범한 사람을 등용하여 우대하고 양성하면 진정 훌륭한 인재들이 모여들 것이라 하였다.

예나 지금이나 모름지기 인재에 대한 목마름이 간절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이 천리마 찾기가 부국강병의 지름길로 여길 때, 보잘것없는 보통의 말(馬)에 주목한 이도 있다.

주나라 순자는 '천리마가 하루에 천 리를 달린다지만, 느린 말도 열흘을 달리면 천리마를 따라잡을 수 있다.'라고 했고, 그의 제자인 한비자는 더 나아가 '굶주린 사람을 구하기 위해 반드시 진수성찬을 차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계속해서 굶주리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며 천리마만을 찾는 세태를 비판했다.

뛰어난 인재의 등용도 중요하지만, 아직은 평범하고 창의성이 잠재된 인재들이 마음껏 성장하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조직과 사회가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되어 간다는 것을 선인들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어려서부터 과도한 경쟁을 경험하고 공직에 들어오는 MZ세대가 증가하는 현 상황에서 순자와 한비자의 논리에 마음이 더 끌리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현대사회는 조직 내의 멘토 리더십(Mento Leadership)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멘토 리더십이란 특정 상황에 처한 문제들을 대화를 통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같이 해결하며 변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지시가 아닌 경청과 공감을 통해 나아갈 방향과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다. 소통과 협업이 조직을 바르고 건강하게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라는 의미다.

행정도 예외일 수 없다. 행정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신세대라 불리우는 MZ 세대가 대거 공직에 입문하여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 등 새로운 미래 변화를 선도해야 할 책무가 주어지고 있다. 여기에 공직사회의 전문성 강화에 대한 시민의 요구 또한 높다.

과거와 달리 획일적인 인사 운영은 결코 조직을 건강하게 성장시킬 수 없고, 올바른 방향으로 정책을 실행할 수도 없다. 조직에 천리마가 있다고 한들 소용이 없어진다는 얘기다.

민선 7기 우리시는 공무원들의 역량을 성장시키고 결집하는 다양한 인사 혁신 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다.

조직문화 혁신과 다양한 세대 간의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히기 위해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함께하는 '멘토․멘티 프로그램'과 신규 공무원의 공직문화 적응과 실무능력 배양을 위해 '임용전 실무수습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미래의 먹거리 창출을 선도할 시정 핵심 사업의 추진력 강화를 위해 '중요 직무급'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전문분야에 전보된 '전문관과 핵심 현안 담당관'에게는 재정적 지원과 함께 인사 가점 등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민선7기 들어서는 본인이 희망하는 보직으로 전보될 수 있는 '희망인사 시스템'을 도입하여 모든 공직자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개인의 인사고충을 해결할 수 있도록 '시장 핫라인'을 운영하여 인사제도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중앙부처와 인사교류를 확대하는 등 직원들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이고자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다가올 4차산업 혁명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직무역량을 증진시키기 위해 공직자들에게 지속적인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CT), 빅데이터 등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전문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사내대학 프로그램'은 청내 공직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공무원교육원의 직무교육도 급변하는 미래사회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고품질의 실용교육과 전문교육에 중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2019년과 2020년에는 정부 인사혁신 경진대회에서 광주시가 대상을 수상하였고, 2021년에는 인사교류 우수기관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보통의 말(馬)이라도 열흘이면 천리를 갈 수 있다. 최근 공직에 들어오는 신세대 공무원들은 실력도 우수하고 전문성도 높다. 이들이 공직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우리시가 운영하고 있는 인사제도에 적응하여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간다면 미래 광주를 이끌어갈 훌륭한 천리마가 될 것이라 믿는다. 김종화 광주시 인사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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