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각한다- 전남에 의과대학병원이 필요한 이유

@강영구 전라남도 보건복지국장 입력 2020.08.25. 17:50
의료 불균형 전국 최고 수준
의대 신설 의료인 양성 숙제
서비스 개선 도민 건강 기회

공공의료가 주도하는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와 호주, 케나다 등과는 달리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은 민간의 주도로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는 대표적인 나라다. 민간이 주도하는 의료전달체계는 대도시로 의료자원이 집중되는 이른바 '의료자원 분포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이 같은 결과로 발생한 의료취약지는 예방 가능한 사망률을 높이고 건강 수준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전남의 기대수명은 80.7세로 전국 최하위이고, 최고인 서울의 83.3세보다 2.6년이 짧다. 소득간(상위20%-하위20%) 기대수명 격차도 7.6년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며, 가장 작은 울산 4.3년보다 3.3년이 더 차이 난다. 도민 1인당 연간 의료비는 2018년 기준 218만원으로 전국 시·도 중 최고 수준으로 취약하다.

안타까운 것은 지금도 연간 약 80만 명의 도민이 더 좋은 의료자원이 몰려있는 대도시를 찾고 있다는 점인데, 전남의 2018년 건강보험 의료비는 4조 1천억원이고, 그 중 1조 3천억원이 타 시·도에서 진료받은 비용이다. 그뿐만 아니라 대도시를 찾아가는데 필요한 만만치 않은 교통비와 체류비 부담도 고스란히 환자의 몫으로 떠안고 있다.

이런 즈음 '의대가 없는 지역은 의대 신설을 적극 검토·추진할 계획'이라는 여당과 정부의 발표는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으로서는 의료서비스 접근성 개선과 도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더 없는 큰 기회로 기대하게 했다.

이번 발표는 의료자원이 부족한 지역에 기존 의료인력의 유입 정책과는 별도로, 의료인력을 지역에서 양성하고자 하는 교육정책수단이다. 여기에는 지역 학생선발, 지역의료 문제에 대한 교육과정과 임상실습, 장학금 지원과 의무복무를 결합하는 정책 등이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민간 주도의 의료서비스는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선택이 자유롭고, 경쟁을 통한 서비스의 개선과 의료기술 발달에 용이한 장점도 있다. 반면, 의료자원 분포의 불균형은 불가피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정책수단을 필요로 한다.

그것이 바로 전남과 같은 의료취약지역에 의과대학을 신설하여 지역에서 활동할 의료인을 양성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과 일본도 유사한 정책수단으로 대응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도민 중 일부는 오늘도 치료 결과에 대한 불안함과 무거운 마음으로 의료자원이 몰려있는 대도시를 찾아야 하는 수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의 파업 움직에 마음은 착잡하지만, 의대 신설이나 정원 확보는 결국 의료계의 적극적인 협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어서 전남 지역민의 구구절절한 마음을 헤아려주길 부탁드린다. 강영구(전라남도 보건복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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