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형 인재 키우는 청소년 인문학

@임택 광주 동구청장 입력 2020.06.22. 17:11
임택 동구청장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고, 온라인수업으로 학교라는 울타리가 사라진 지금 청소년들이 연루된 범죄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과거 우발적으로 이루어지던 청소년 범죄는 절도차량을 무면허로 운전하여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거나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공모에서 보듯 갈수록 수법이 지능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그 심각성이 더하다.

무한경쟁시대에는 인간관계를 얼마나 잘 유지하고, 소통하는지를 나타내는 'NQ(Network Qnotient, 공존지수)'가 IQ(지능지수), EQ(감성지수)보다 각광받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한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듣고, 진심으로 공감하는 것, 그것이 인간관계의 처음과 끝이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이 어릴 때부터 독서와 토론을 생활화하여 논쟁하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힘과 '다름'을 인정하는 소통능력을 기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렇듯 청소년들에게 기성세대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올바른 교육, 즉 인성(공존지수)을 길러주는 것일 터이다. 필자는 동구 청소년들이 입시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통찰력을 지닌 미래형 인재로 커나갈 수 있도록 청소년 인문사업과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아동청소년 친화도시 구현을 목표로 구정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동구 마을광장에서는 나를 알아가는 철학, 상생과 연대를 이야기하는 인문대학이 열려 호평을 얻었다. 올해에도 청소년들이 특화된 인문강좌를 통해 내 삶을 든든히 받쳐주는 생활철학을 갖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알게 된 '연대'라는 키워드는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과 이웃에 대한 배려, 사람 간 연대와 봉사 등 각자의 삶을 인문학적으로 성찰해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동구는 청소년 인문학 브랜드 '속닥속닥 인문학'을 개발하여 청소년들에게 친근한 방식으로 인문적 역량을 길러주고자 한다. 관내 초·중·고교(22개교, 6천554명)를 2회씩 순회하며 찾아가는 '속닥속닥 인문학'은 아동·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커리큘럼을 짜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수능시험을 치르고 마음의 공백을 채우기 위한 고3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생의 미래를 준비하는 인문학' 등의 강의는 청소년들에게 인생의 길라잡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민관이 손잡고 준비한 역사 강좌와 백두산, 려순감옥 등의 인문탐방 프로그램은 참가 청소년들에게 살아있는 눈높이 역사교육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 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행복한 통기타 프로그램은 누구나 한 가지 악기는 다룰 수 있게 하자는 보편적 교육복지 차원에서 큰 성과를 이루었다. 이에 더해 올해는 '1020인문축제'와 '청소년 독서대회' 등을 개최해 동구 청소년 인문지도자 양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이와 함께 동구는 유니세프로부터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아동친화도시 환경을 갖추기 위해 배가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이들만의 공간과 인문·지역자원을 활용한 배움의 기회를 더 많이 만들고 마을전체가 아동 돌봄을 함께 수행하며, 아동의 권리가 보장되고 아동의 목소리를 제도적으로 대변하는 도시를 꿈꾼다. 내년에는 '동구청소년문화의집'을 건립하여 청소년들이 생활 속에서 더 즐겁게 문화·예술·체육과 동아리 활동을 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탕진잼(소소하게 탕진하는 재미)'이니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니 하는 신조어들은 모두 미래가 두려운 청년세대들의 암울하고 소극적인 그늘의 반영이 아닐 수 없다.

지금 기성세대가 할 일은 청소년들이 입시위주의 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삶의 항로를 바로 잡고,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인문적인 사고력을 길러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동구의 다양한 인문지원 프로그램이 아무쪼록 아동청소년들에게 아무쪼록 창의력과 통찰력을 지닌 올곧은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소망한다. 임택 광주 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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