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6·15공동선언 20주년 교훈 '自强不息'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 입력 2020.06.08. 14:44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

한 걸음이든 반 걸음이든 끊임없이 전진해야 할 과제가 있다. 남·북 관계다. 더 나아가서는 한반도의 통일이다.

올해는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이다. 동시에 지키지 못한 합의에 대해 되돌아보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이기도 하다.

지난 2000년 6월 15일, 지금도 그날의 기억이 잊히지 않는다. 한반도 분단 이후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난 첫 번째 회담이었고,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화와 통일에 기반을 둔 합의 사항을 선언하는 모습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서다.

남·북 체제 인정, 민족의 자주적 통일, 남측 연합제안과 북측 연방제를 인정하면서 통일을 논의하자며 서로를 부둥켜안은 모습이 TV를 통해 생생하게 전해졌고, 모두가 환호했다.

역사적 선언 뒤 20년이 흐른 지금.

그간에 6·15 남북공동선언도 모진 풍파를 겪었다. 햇볕정책을 계승한 노무현 대통령께서 금강산 관광 활성화와 개성공단 가동 등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 팔을 걷어 부치면서 결코 열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북한의 철옹성 장벽도 조금씩 허물어졌다.

우리 민족의 새로운 활로가 열리는 듯 했으나 보수 정권의 장기 집권으로 탄탄대로였던 남북 교류협력 사업은 모두 중단됐다. 심지어 한반도 전쟁 위기설이 나돌 정도로 2017년까지 혹독한 고초의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이런 아픔을 겪고서야 비로소 남북 관계에 햇살을 들추는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같은 해 9월 18~20일 평양에서 펼쳐진 남북 정상회담, 그리고 그해 끝자락인 12월 26일 남북 철도·도로연결 착공식 등등.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는 평화·통일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한반도 통일에 대한 희망의 싹이 영글면서 국민들의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지난날까지 6·15 남북공동선언이 걸어온 부침을 보면서 우리가 교훈으로 얻은 게 있다면 남·북 관계와 한반도 통일 문제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20년 전 평양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반도 통일을 위해 이념과 진영 논리를 떠나 두 손을 지그시 맞잡은 것처럼, 우리 민족끼리 '전쟁불용'과 '상호안전 보장', '공동번영'이라는 3가지 원칙하에 그 어떤 외압에도 휘둘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또 한가지 빠트려서는 안 되는 대목은 남북 관계 및 한반도 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탄탄하게 다져져야 한다는 것이다.

민선 7기 남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 광주·전남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남북교류 협력팀을 만든 것도 이 같은 이유였다.

남과 북이 '둘이 아닌 하나'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정부의 통일정책 기조에 발맞춰 지방자치단체도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활발히 전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간다면 통일에 대한 국민 공감대 확산도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는 게 필자의 견해다.

이 같은 일환에서 우리 구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통일 열차여행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르면 오는 7월에 통일부와 코레일, 육군 제1보병사단과 사전 업무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협의가 성사되면 효천역을 출발해 분단과 평화의 상징인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까지 기차를 타고 이동한 뒤 비무장 지대(DMZ) 일대를 걸으며 한반도의 미래를 내다보는 여건이 마련된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그날의 약속이 반드시 실현되도록 우리 지역사회에서부터 힘을 모아 나가는 일을 차곡차곡 추진해 나갈 것임을 약속한다.

2년 전 문재인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으로 백두산 정상에 올라 민족번영과 통일을 바랬던 것처럼, 북한 주민들의 초대를 받은 우리 주민들이 개마고원을 통해 꿈에 그리던 그 백두산을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언젠가는 주어지리라 믿기 때문이다.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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