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봄이 왔다

@전동호 전남도 건설교통국장 입력 2020.03.08. 13:29

홍매화를 따라 옥매화와 산수유도 피었다. 땅은 풀색으로, 한겨울 대파는 흰 뿌리를 길게 내리며 봄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진달래, 모란과 목련도 꽃 잔치를 준비 중이다. 그들이 기다려진다. 봄의 기운이 오를수록 코로나19를 빨리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2019년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rona Virus Disease 2019, COVID-19)의 약칭이다. 작년 12월 12일 중국 호북(후베이)성 무한(우한)에서 '우한폐렴,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알려진 이후, 한 달여 만에 전 세계로 퍼졌다. 고열, 기침, 인후통과 심하면 폐렴까지 간다. 연일 확진자, 발생경로, 국가통제 등을 염려하는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일은 아니다. 변종에 대한 두려움일 뿐, 위험성은 그리 높지가 않다는 게 정설이다. 그런데도 좁은 공간에서 전염성이 크다는 게 문제다. 실내모임을 자제해야하는 이유다.

코로나는 1937년 닭에서 발견된 리보핵산(RNA) 바이러스로, 현미경에 비친 모양이 왕관과 같다며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그들은 원래 지구의 첫 주인이었다. 언제부턴가 인류에게 내줬으면서도 적자생존이라며 나타나곤 한다. 1917년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스페인독감을 일으키며 2년여 동안 한반도에서 14만, 미국 50만 등 5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천연두, 페스트, 콜레라도 큰 기세를 떨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인간을 이기지는 못했다.

코로나19 역시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다. 예방백신과 치료약은 아직 없다. 2003년 사스와 2015년 메르스 같은 변종이다 보니, 개발에 시간이 좀 걸릴 뿐이다. 우선은 흐르는 물에 손을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최선이다. 감염된 환자는 격리시키고 필요하면 이미 개발된 항바이러스제가 사용된다. 폐렴구균 백신과 항생제 처방을 말하기도하나, 박테리아(세균) 병원체에만 효험이 있다. 어찌됐든 극한상황은 피해야한다. 그러려면 적당한 운동이 먼저다. 면역력을 높여줄 마늘, 양파, 매실, 녹차, 울금, 천일염 등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과학적이냐고 묻지만 인간이 밝혀낸 지식이란 게 고작 백사장 모래알 하나에도 못 미친다는 사실이다.

지금 상황은 분명 위기다. 그래도 중앙과 지방, 국민 각자가 주어진 역할을 다하고 있다.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과 공동시설의 통제조치도 계속된다. 공항, 터미널, 기차역, 승강장은 하루 2차례, 버스는 순환할 때마다, 택시는 승객이 내리는 즉시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용객이 평소의 절반도 안 된다. 이렇게 가다간 먹고사는 문제가 또 다른 걱정거리다. 점점 굳어가는 심리바이러스를 녹여낼 무슨 대책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바이러스는 앞으로도 생존을 위한 진화를 거듭할 것이다. 계절이 바뀌는 순환과 같고 막을 수 있는 경계가 없는데도 천지사방의 교류가 끊기며 또 위축될 것이다. 정부는 검진과 치료, 마스크 공급에서 개인의 생활까지 관여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쯤에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변종 바이러스의 정체를 알았으니 손 씻기, 마스크 착용, 타인과의 거리두기 등 예방활동을 생활화해야 한다. 그렇다고 완벽할 수는 없다. 부족을 채우는 일은 국가의 몫이다. 지역별 대단위 치료시설 설치를 고민할 때다.

코로나19 대처회의가 매일 열린다. 화상을 통해 전국이 하나가 된다. 문제점을 토의하고 해결책을 내놓는다. 휴일, 아침, 오후가 따로 없다. 현장에선 드라이브스루 진료소, 사랑의 도시락, 자원봉사의 헌신이 끊이질 않는다. 자연의 치유능력을 믿으면서도 최악은 막자며 '건강은 기본인권'이라는 책무를 다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정의, 투명, 최고라는 말이지만 시기도 받는다. 할 테면 하라 지, 더 큰 난리도 이겨낸 우리 아닌가? 이 시기만 지나면 당당하게 나설 일만 남았다. 머지않아 하늘과 땅, 바닷길에서 사람들의 소리가 다시 북적거릴 것이다. 잠시 숨을 고르면서, 진짜 하고픈 일을 재밌게 해나갈 꿈을 그려보자. 살다보면 더 좋은 날이 온다고 했지 않는가. 봄이 왔다. 

전동호 전남도 건설교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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