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MZ세대 회사를 떠나다

@임태균 광주시 북구청년정책위원 입력 2022.11.22. 14:27
임태균 광주시 북구청년정책위원

2022년, 우리 사회에 낯선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취업난이 아니라 사람이 구해지지 않는다는 '구인난'이다. 언뜻 생각해도 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이 실업에 빠져 있는 청년실업에 대해 말을 하며 취업난을 이야기하는 현실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한국에서의 취업난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공무원, 대기업, 상위권 중견기업의 사무직 또는 생산직에 가기 위해 많은 구직자들이 처절하게 경쟁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정당한 대우를 해주지 않는 중소기업(그렇지 않은 일부를 제외한), 파견직, 일용직, 비정규직에 취업한 것을 취업했다라고 표현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태를 많은 청년들이 피하려고 하기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렇기에 취업난은 자연스럽게 구인난으로 이어진다.

취업플랫폼 사람인이 지난해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1년 이내 조기퇴사자'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49.2%는 'MZ세대의 조기퇴사율이 높다'고 답했다. 전체 신규입사자 중 조기퇴사를 하는 비율은 평균 28%로 10명 중 3명은 입사한지 5개월 이내 퇴사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평균 퇴사율 17.9%에 비해 2년만에 10% 이상 늘어난 수치다.

MZ세대들은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새로운 회사에 입사했을 때 스스로 생각하는 직장과 다르다라고 판단하면 더 이상 기다리지 않는다. 희망이나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면 금방 퇴사한다. 예전에는 조용히, 회사에 알리지 않고 혼자서 헤드헌터한테 연락한다거나 이직 정보를 찾았지만, 최근에는 많은 취업 애플리케이션에 내 이력서를 등록해 놓으면 출근길에도 수시로 알림을 받는다. 이직하기 굉장히 쉬운 환경이 도래했다.

MZ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노동에 대한 생각은 그들의 노동 트렌드에서 쉽게 드러난다. 글로벌 경제 위기를 겪고 극단적 저축을 통해 30~40대의 시기에 은퇴목표를 세우는 파이어운동, 지난해 미국 대형 커뮤니티 reddit에서 시작한 코로나 19 이후 노동 임금만으로는 자산가들이 쌓는 부를 따라갈 수 없다고 판단해 퇴직 후 이직이나 창업 등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않는 반노동 운동, 열심히 노동을 해도 대가가 없는 중국 사회의 노동문화에서는 최선을 다해 눕는 것이 현명하다는 탕핑족, 올해 하반기 미국에서 유행한 트렌드로 실제로 직장을 그만 두는 것이 아니라 직장에서 주어진 일만 하겠다는, 어떠한 이견도 새로움도 받아들이지 않는 기존 조직문화가 빚어낸 산출물이라고 보는 조용한 퇴사 등에서 그들 세대가 일을 그만두는 것에 대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MZ세대는 저마다 성장기에 M세대는 IMF를, Z세대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자란 세대다. 이 시기를 겪으며 자란 그들은 성실하게 노력한 사람도 환경적인 원인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나에게 대가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보다 재테크 등의 적극적인 행동으로 스스로를 방어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이로 인해 MZ세대는 자신의 시간을 지킴과 동시에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됐고, 노동수익에는 비교적 관심을 덜 갖게 됐다고 볼 수 있다.

MZ세대의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우리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거나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환경 또한 MZ세대가 봤을 때 경쟁력이 있는지 등을 점검하는 것이 유효한 적용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MZ세대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지금이 아닌 노후에도 유효한 자산형성이 가능하냐는 질문이므로(이에 답을 못할 때 노동을 포기하는 트렌드에 관심을 갖는 것) 그에 답할 수 있는 장기적인 생존전략을 가진 노동환경이 갖춰진다면 MZ세대가 주목할 수 있는 노동환경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청년들의 이직을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직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적절한 유인 제공이 필요하다. 이는 노동수급 불일치와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또한 청년층이 첫 직장으로의 이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 지체와 일자리 미스매치를 줄이도록 고용서비스를 선진국처럼 전문화, 세분화해야 한다. 그리고 노동시장에 진입한 이후에도 인적자본 축적을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다양한 훈련기회가 제공돼야 한다.

취준생 땐 돈이 없고 불안해서 힘들고 직장을 다니면 피곤하고 스트레스 받으며 미래가 보이지 않아 퇴사하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변해야 하는 건 개인이 아니라 사회이다. 잦은 퇴사 현상을 사회 문제로 보고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 임태균 광주시 북구청년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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