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중 아기에게 전염 확인 안 돼
마스크 쓰기 등 예방 수칙 가장 중요
지역 코로나19 확진 임부 출산 사례도
"임신 고민 중인데 코로나 때문에 미루고 있습니다. 코로나에 걸려도 아이는 괜찮은 건가요? 백신도 곧 맞는다는데 혹시 아기에게 영향이 가면 어쩌나 싶어 고민이 많이 되네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결혼 4년 차인 정하늘(29·여·나주)씨는 최근 고민이 깊어졌다. 지난해부터 임신을 계획 중이지만, 코로나 장기화로 임신을 해도 될 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정씨는 "직장 문제도 있어서 지금 임신을 계획하는 게 시기적으로 가장 좋지만 코로나 때문에 아이 건강에 이상이 생길까봐 무섭다"고 말했다.
정씨처럼 코로나가 1년째 유행하면서 임신을 우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가 임신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해도 아이와 산모의 건강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또 백신 접종 여부와 산전 진찰, 갑자기 아플 때 감염이 우려돼 병원에 가기 꺼려지는 것도 고민이다.
지난해 0.8명대로 떨어진 합계 출산율이 올해는 0.7명대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한국은행은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 보고서에서 "코로나가 출산에 미칠 영향은 올해 임신 유예와 혼인 감소를 고려했을 때 적어도 2022년까지 2년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가 임부와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 임신 계획을 미루거나 취소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직까지 임신부가 일반인에 비해 코로나에 더 취약하다는 증거는 없다. 코로나에 감염된 임신부가 태아 또는 분만 중인 아기에게 코로나를 전염시킬 수 있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양수 또는 모유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임신부가 코로나에 감염되면 출산할 때 더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자연분만은 어렵다. 보통 초산인 경우 분만까지 10시간 이상 진통을 하게 되는데, 갑자기 태아나 산모의 상태가 나빠졌을 때 응급으로 제왕절개를 하기 어려워서다. 또 국내의 경우 음압실과 이중문을 갖춘 분만실이 없어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해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서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은 임신부들이 제왕절개를 통해 각각 건강한 남아를 출산했다. 신생아들은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았다.
모유 수유를 통한 코로나 전파도 아직 보고되지 않아 아기를 출산해도 모유 수유를 중단하거나 피하지 않아도 된다. 설령 엄마가 코로나로 확진됐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일지라도 손위생,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정 등 예방 수칙을 지키면서 수유가 가능하다.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이면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되도록 임신주수를 고려해 한 번 방문했을 때 여러 검사를 한 번에 받는 것이 좋다.
임신부도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마스크 쓰기, 다른 사람과 2m(최소 1m) 거리 유지하기, 손씻기 등 예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 임신이나 출산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의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지금 임신하는 것이 꼭 위험하다고 볼 순 없다"며 "임신부의 경우도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의 감염병 예방 지침을 잘 준수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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