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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칼럼] 죽음까지 부르는 위태로운 종중간 재산 갈등

@김선남 변호사(법률사무소 미래) 입력 2020.03.03. 18:00 수정 2020.03.07. 19:11

김선남 변호사(법률사무소 미래)


지난해 11월 충북 진천 야산에서 80대 노인이 제사중인 종중원에게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여 1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다. 원인은 종중간 재산 갈등이었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면서 덩달아 종중들간 갈등도 크게 늘고 있다. 보통 종중은 혈연 집단이다. 그러다보니 종중재산임에도 불구하고 조부모나 아버지 명의로 된 등기부에 자신이 상속 내지 매수해 개인 재산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개인 명의로 등기하는 관례를 슬쩍 자기 재산으로 빼돌리는 경우가 많아 종중간 극한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45년 해방이후 경자유전의 원칙을 실현하고자 귀속재산 처리에 관해 규정한 법률 귀속재산처리법을 제정해 종중은 종중의 재산으로 토지 등을 매수해 종중원 명의로 이전등기를 해 두는 이른바 명의신탁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명의 종중원 명의로 각자 공유 또는 합유지분 등기를 해두어 함부로 매도하지 못하도록 했다.

특히 광주·전남은 타지역에 비해 농토가 넓은데다 개발이 더딘 탓에 아직도 농촌에는 집성촌이 많이 남아 있다. 광주시 K씨 종중은 선산을 두고 1년에 한 번 음력 10월을 전후해 시제를 지내왔다. 참석 인원수도 30~50명 정도로 비교적 작은 종중이다. 그런 K씨 종중은 1990년과 2000년대 풍암동 일대가 개발되면서 종중원들이 하나 둘 떠나 시제에 참석하는 사람도 10여명이 채 안되는 소규모 종중으로 전락했다. 그런데 종중원 3명의 명의로 공유지분 등기가 되어 있던 토지를 종중 몰래 누군가가 매도하려다 발각되면서 사단이 났다. 종중과 종중원 사이에 토지에 관한 법적 분쟁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 종중이 회의록, 회계, 세금계산서 등 문서화 하는 경우가 드물어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한다. 종중 재산 분쟁을 중재 하다보면 등기명의인인 종중원이 세금을 납부하고, 등기권리증도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되면 종중은 “증거가 없다”면서 지레 겁 먹고 재산을 포기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보통 종중 재산 분쟁의 경우 위와 같은 사정이 있다면 세금 납부자나 등기자를 소유자로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종중 재산 분쟁같은 소유자를 판단함에 있어서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세금의 경우 등기명의인인 종중원이 토지를 점유, 사용하여 얻은 이익으로 납부하기 때문에 세금 납부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 일 것이다. 등기필증 역시 명의수탁자의 사망으로 수탁자의 자녀인 종중원에게 등기를 하면서 등기원인을 매매, 상속 등으로 기재하기 때문에 꼭 등기 당사자를 재산 소유자로 콕 집어 단정할 수 없게 된다.

대법원은 종중의 특성상 매매계약서와 같은 직접적인 증거 자료가 없는 것을 감안해 ‘ 명의인과 종중과의 관계, 명의인이 여러 사람인 경우 상호간의 관계, 한 사람인 경우 한 사람 명의로 받게 된 연유, 종중 소유의 다른 토지가 있는 경우에는 등기관계, 토지의 규모및 시조를 중심으로 한 종중 분묘의 설치 상태, 토지의 관리 상태, 토지에 대한 수익이나 보상금의 수령 및 지출 관계, 제세공과금의 납부 관계, 등기필증의 소지 관계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한다.

종중의 재산이 있다면 종중명의로 등록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 옳다. 각 시군구청에서는 종중을 증명하는 규약, 회의록, 대표자 등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면 종중명의로 부동산을 등록하도록 해 주고 있다. 법은 권리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대부분 종중간 부동산 갈등은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명의신탁등이 얽혀 있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법률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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