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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칼럼] 서민 내 집 마련 꿈 앗아가는 임대 사업자 횡포 막아야 한다

@이명기 변호사(법률사무소 강천) 입력 2020.02.11. 18:00 수정 2020.03.07. 19:13

이명기 변호사(법률사무소 강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위한 임대아파트가 일부 악덕 임대 사업자들의 먹잇감으로 변하고 있다. 필자에게 법률 자문을 구하는 딱한 처지의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광주 선운지구 한 공공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분양전환을 1개월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 시공사이면서 임대사업자인 모 건설사로부터 황당한 소식을 접했다. 원 건설사가 219세대 아파트의 소유권과 임대사업권을 매출액 11억원 남짓 밖에 되지 않는 영세 부동산중개업체에 넘겨버린 것이다. 새 업체는 분양전환을 거부한 채 임대차 계약 갱신만을 요구하는 배짱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광양의 B씨도 비슷한 처지를 호소했다. B씨는 5년 만기 우선분양 조건으로 공공임대 아파트에 입주했으나 9년이 지난 지금도 분양 받지 못하고 있다. B씨는 4년 전 분양전환을 앞둔 시기에 지금의 임대사업자에게 매각되었는데 이 업체 역시 “임대차계약을 갱신하던지 나가던지 하라”며 으름장을 놓는 행패를 부리고 있다고 울상이다.

무안 남악에 사는 C씨의 처지는 더 고약하다. C씨는 시공업체 분양 담당자로부터 계약당시에는 “임차인인 본인만 무주택자이면 우선분양 받는데 문제가 없다”고 몇 번이고 확약 했었는데 회사가 다른 건설사로 소유권을 넘긴 뒤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같은 사례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데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임대의무기간 동안 해당 아파트 값의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을 노리는 임대 사업자가 농간을 부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법의 빈틈을 노려 막무가내식으로 서민의 내 집 마련 꿈을 짓밟고 있는 것이다.

업자들끼리 짜고 이런 일을 벌이는 경우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임대주택 분양전환을 앞두고 갑자기 사업자를 바꾼 채 우선분양 자체를 진행하지 않거나 무더기 부적격 판정을 내리는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다수 서민들은 새로운 건설사가 원 계약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겁부터 먹는다. 이런 심리를 이용해 사업자는 “자기들한테 따질 일이 아니다”며 잡아떼고 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다툼을 포기하게 되고 그만큼 임대사업자가 득을 보게 된다. 혹시 소송에서 질 경우라도 우선 분양해주면 그만이므로 임대 사업자는 전혀 밑질 것이 없다.

그럼에도 사업자들의 이런 배짱과 꼼수가 통하는 것은 법과 행정이 무능하기 때문이다. 구 임대주택법은 임대의무기간이 지나지 않은 경우 매각을 금지하고 다만 임대사업자 간의 매매 등 매각이 가능한 경우와 매각 요건 및 절차 등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에 위임한다. 이는 이 법이 국민의 주거생활을 안정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되었기 때문에 가급적 사업주체가 바뀜으로 인해 발생하는 혼란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대통령령은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신고만 하면 다른 임대사업자에게 매각할 수 있다’고 규정할 뿐이고 신고절차는 국토교통부령에서 임대주택의 등기사항증명서와 매도인과 매수인의 각 임대사업자 등록증 확인뿐이다. 다시 말해 임대의무기간내 매각을 금지하는 법률의 규정은 시행령에 의해 제한 없이 매각을 허용하는 것으로 변하고 만 것이다. 나아가 임대사업자들이 임대전환을 시행하지 않거나 무더기 부적격 판정을 할 경우 행정청이 이를 적절하게 지도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다. 행정청이 사업자들의 이런 꼼수를 감독하고 지도할 근거를 마련해 임차인들이 보다 쉬운 행정적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임대사업자들의 못된 행태는 재판을 통해서 구제 받을 수는 있지만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으므로 간소한 구제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임차인들도 정당한 권리 찾기를 위한 적극적 대응도 필요하다. 입주여부는 전입신고와 개념상 같지 않고 실제 입주는 아파트에 살기 위한 이사 즉 인도받은 것만으로 충분히 소명되며 전기요금이 입주여부에 절대적 기준일수 없다는 것 정도는 사전에 알아두어야 한다. 사례에서 보듯 부적격 판정이라는 것도 업자들의 일방적 주장인 만큼 부족하면 법률가의 조력을 받는 것도 권하고 싶다. 현재도 임대아파트는 늘고 있다. 그러나 임차인들의 의무 불이이행에 대한 설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법령의 재정비, 적절한 관리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법과 제도 정비와 함께 임차인의 적극적 대응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지켜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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