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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칼럼] 여의도 면적과 맞먹는 일본인 명의의 땅이 국가 소유로 귀속된다니

@임화영 변호사(법무법인 무등 종합법률 ) 입력 2020.01.07. 10:52 수정 2020.03.07. 19:17

임화영 변호사(법무법인 무등 종합법률 )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나라에 있던 일본인이 소유했던 재산 중, 국가가 환수를 마친 재산이 여의도 면적(2.9㎢)의 9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액만 하더라도 자그마치 1천79억 원에 달한다니 입이 쩍벌어진다. 국가 귀속 환수 땅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019년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으로 역사적 의미가 있었던 해다. 조달청은 일재 잔재 청산 차원에서 일본인이 소유 했던 땅을 조사해 여의도만한 땅을 국가로 귀속했으니 그 노력만큼은 높게 평가 할만하다. 그러나 의욕이 과했던지 선량한 국민이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억울한 사례도 발생했다.

필자가 속한 법무법인에 사건을 의뢰했던 이씨도 그 중 한 명이다. 이씨는 작년 1월 국가가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장’을 받고 화들짝 놀랐다. 광복 이전 일본인 ‘김광(金光)××’씨가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였고, 일본인 소유의 토지는 국가에 귀속돼야 하는데 이씨가 일본인으로부터 이 땅을 샀다는 이유에서다.

이씨에 따르면, ‘김광××’는 일본인이 아니라 창씨 개명한 한국인 이었다고 한다. 당시, 전주이씨는 ‘이’를 ‘완산’으로, 영광정씨는 ‘정’을 ‘대산’으로 개명하였고, ‘김광××’ 같은 광산김씨는 “금광”으로 개명했다는 것이다.

반면 국가는 1979년도에 선고된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일본식 이름으로 된 소유자는 반증이 없는 한 일본인이라고 추정해야 하는데, 이씨의 주장을 증명할 자료가 없다”라고 반박했다. 실제 이씨의 주장을 증명할 ‘서류 증거’는 찾을 길이 없었다. 심지어 이씨가 한국인이라고 주장한 ‘김광××’씨와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일본인 인명자료집’ 에 올라와 있기까지 했다.

다행히 1심 법원은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유는 “이 사건의 토지 소유자인 김광××의 주소지 전남 장성에서 ‘일본인 인명자료집’에 나와 있는 ‘김광××’의 근무지인 전남 구례까지 왕래가 쉽지 않았을 것이고 김광××의 김(金)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성씨로 창씨 개명이후 사용된 일본식 이름이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따라서 “이 사건 토지 소유자인 ‘김광××’와 ‘일본인 인명자료집’에 나와 있는 ‘김광×ב는 동일인임을 전제로 한 원고(국가)의 주장은 이유 없다”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씨 사건에서 보듯 조달청이 일본인 명의로 된 재산을 환수하는 것도 좋지만 바르게 환수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국가가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일본식 이름을 사용한 사람이 한국인임을 증명하라”고 하면 일반인이 이를 증명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토지를 자진 반환한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전남 지역 특히 영광군 일대는 일본인 소유로 의심되는 토지가 많다고 한다. 조달청에서 특별조사까지 실시할 정도니 꽤 많은 토지가 일본인 소유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만큼 애먼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이씨처럼 법률전문가를 찾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면 50년이 넘게 경작해온 땅을 국가에 환수 당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서울 명동에는 아직도 조선총독부 명의로 된 건물이 남아 있다. 정부는 이런 일제 잔재물을 조기에 청산하고자 작년 한 해 동안만 1만 4천여 필지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고 한다. 이는 기존의 조사속도 기준 약 4배가 되는 조사량이다. 일제의 흔적이 하루 속히 지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다. 그렇더라도 애먼 국민의 땅까지 국가가 뺏는 억울한 사례는 나오지 말아야 한다. 백 명의 도둑을 놓치더라도 한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법의 정신이다. 일제 잔재인 일본인 땅 환수도 좋지만 억울한 국민이 나오지 않도록 ‘빠른 조사’보다 ‘바른 조사’가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 법조인의 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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