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3(수)
현재기온 18.7°c대기 매우나쁨풍속 1m/s습도 84%

[법조칼럼] 사고 발생시 구호조치후 신원확인까지 끝내야 안심이다

@김승용 입력 2019.11.12. 15:03

류노엘 변호사(법무법인 맥)

우리는 차량사고를 내고 도망가는 행위를 ‘뺑소니’라고 한다. 사람들은 흔히 도망가는 행위에 집중해 도망치지만 않으면 뺑소니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언뜻 보기에는 사고 이후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도망가지는 않은 것 같은 데도 뺑소니 사고로 처벌 받는 뜻하지 않은 낭패도 많다.

뺑소니 사건에 관한 처벌규정은 도로교통법 제148조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에 규정되어 있다. 특히 특가법위반(도주차량)죄는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알고도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제1항에 규정된 의무를 다하기 전에 사고 현장을 떠난 경우’에 대한 처벌 규정이다. 다시 말해 피해자를 구하기전에 사고현장을 이탈해 사고를 낸자가 누구인지 확정할 수 없는 상태를 뺑소니로 보는 것이다.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은 사고후 즉시 정차할 의무, 사상자를 구호할 의무, 사고 장소에서의 안전 확보와 교통질서의 회복을 위한 조치의무와 신원확인 조치의무가 모두 포함된다. 판례는 구호조치와 신원확인 조치 중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도주운전죄’가 성립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단 사고가 나면 구호조치를 다해야 한다. 사고 운전자 혼자의 힘으로는 구호조치를 할 수 없는 경우라도 자동차에서 내려서 필요한 최소한의 응급조치를 한 후 병원으로 후송해야 한다. 후송이 불가능 할 경우 현장에서 즉시 경찰관서나 병원에 신고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구호조치는 반드시 본인이 직접 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지배하에 있는 자를 통하거나 현장을 떠나기 전에 타인이 먼저 구호조치를 해도 괜찮다.

교통사고 발생 시 또 하나 알아 둘 것은 신원확인조치 의무다. 신원확인 조치 의무는 사고를 낸 자가 자신의 진정한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피해자나 일행에게 알려주어야 할 의무를 말한다. 경찰이나 병원에서 목격자나 피해자라 속이는 경우, 신분확인에 있어서는 불충분한 자동차등록원부만을 교부한 경우, 사고 차량을 현장에 두고 떠나면서 인적 사항을 남기지 않은 경우,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다 준 다음 피해자나 병원 측에 아무런 인적사항을 알리지 않고 병원을 떠났다가 경찰이 연락을 취하자 2시간쯤 후에 파출소에 출석한 경우에도 도주죄가 성립된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특히 피해자가 어린이인 경우에는 더 신경 써야 한다. 피해자인 어린이가 “괜찮다”고 해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거나 어린이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다준 후 인적사항을 알리지 않고 병원을 떠난 경우에도 도주죄를 면하기 어렵다.

그런데 차량 충격 등으로 반대차선으로 밀려 역주행하다가 후발사고의 위험 때문에 사고현장에서 어느 정도 이탈하여 정차한 경우, 자신이 부상을 입고 후송된 것일 뿐 스스로 이탈한 것이 아닌 경우, 구호조치를 위하여 병원에 구급을 요청하거나 경찰에 신고하기 위하여 일시 현장을 떠난 경우, 경미한 교통사고인 경우에는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난다해도 도주차량죄가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위와 같은 특수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사고현장의 이탈 자체로서 도주가 추정되므로 일단 사고발생 이후 사고현장에서 즉시 정차 이후 구호조치, 신원확인조치를 마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운전자가 미세한 충격이라도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였다면 일단 즉시 정지하여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미세한 충격이라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인지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해도 본인이 완전하게 인식하지 못하였다는 것을 음성까지 녹음된 블랙박스영상 등으로 적극적으로 변호하지 않는 한 ‘도주차량죄’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현대인 누구나 갖고 있는 필수품이다. 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언제든 사고의 위험에 노출 돼 있다. 조그만 실수하나가 큰 낭패를 부를 수 있는 것이 교통사고다. 교통사고 발생 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도망가는 행위 즉 ‘뺑소니“는 당연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알고 있을 것이다. 거기에 더해 교통사고 발생후 사고현장에서 즉시정차, 구호조치, 신원확인조치 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하지 않는 경우도 ‘도주차량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아두어야 한다. 사소한 부주의로 뺑소니범으로 몰리는 억울한 사정을 더 이상 겪지 않았으면 한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srb.co.kr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