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에 프레디 머큐리가 살아 돌아왔다

입력 2020.11.20. 15:05 선정태 기자
패러디·개그 버무린 '월간 곡성'
군청 업무 소개하려 영상 제작
유튜브 구독자 10배 가까이 증가
"'좋아요'·'구독' 눌러주세요" 당부
곡성군은 매월 한차례씩 군청의 과들을 소개하는 영상을 재미있게 제작해 유튜브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사진은 문화체육과를 소개하는 영상 한 장면.

곡성군이 작정하고 지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영상을 만들고 있다.

꾸준히 유튜브를 통해 곡성군의 맛과 멋, 풍경을 알리던 곡성군성은 군민들이 군청에 전화해 문의하면서 '자기 업무 아니라며 자꾸 전화를 돌린다', '전화 대기 시간이 너무 길다'는 불만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곡성군청에 어떤 부서가 있고, 그 부서에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 제대로 알리자는 취지로 영상 제작하고 있다.

'월간 곡성'이라는 타이틀로 제작된 군청 홍보 영상은 지금까지 7편이 제작됐다. 군청 영상은 세계적인 록 그룹 '퀸', 유명한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 '그것이 알고 싶다', '지구특공대', 보일러 CF 등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각종 영상을 패러디해서 제작했다.

각 과의 과장들이 간단한 자기 소개와 함께 부서를 소개한다.

1화는 홍보팀이 포함된 미래혁신과부터 시작한다. 쉽게 이해하기 힘든 과 명칭의 설명부터 어떤 팀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약간은 재미없게, 순조롭게 진행한다.

마블 영화의 오프닝 장면을 패러디해 시작한 주민복지과는 강한 최근 유행하는 개그의 맛의 재미를 가미했다. 복지과 신입직원이 과의 업무를 배우는 형식으로 촬영했다. 어렵고 긴 설명에 난처해 하는 신입 직원의 표정이나, 예쁘게 보정해달라는 선배 직원의 귀여움 등 깨알 재미를 가미한 것이 시청 포인트다.

3화 민원과는 '일편단심 민들레'를 개사한 부서 소개가 백미다.

4화 농정과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패러디해서 제작했다. 직원들의 어설픈 연기도 시청의 재미를 더한다.

5화 '유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형식을 패러디해서 관광과를 소개한다. 관광과는 지난 7월 초 촬영을 준비했지만 정기 인사로 직원이 변경되면서 촬영이 취소됐다. 영상 촬영 취소 역시 놓치지 않고 영상을 만들면서 촬영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알렸다.

문화체육과를 소개하는 6화는 그룹 '퀸'으로 변신한 과장과 삽과 빗자루를 들고 연기한 팀장들의 '위 윌 락유'를 개사해 직접 부른 뮤직비디오가 재미를 더했다. 이 노래를 선정한 이유는 오로지 김록규 문화체육과장 때문이다.

체육팀 소개를 빼고 끝내려고 하자 부리나케 마이크를 잡고 '보헤미안 랩소디'를 부르는 부분은 작은 웃음을 보장한다.

최근에 올라온 환경축산과 소개 영상은 역대급 막장 개그 요소들을 잔뜩 버무려 놨다. 홍보팀 직원이 환경축산과 업무를 체험해보는 형식으로 진행한 영상을 통해 힘든 업무를 느낄 수 있다. 영상 촬영부터 편집까지 주관하는 홍보팀 직원은 스스로를 '망나니'라 칭하며 과격한 농담을 하는 것은 물론, 몸개그로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영상에는 '자낳괴', '명존쎄' 같은 최신 유행어를 비롯해 연출된 욕설자막도 여과없이 넣었다.

10분 남짓, 때로는 2분 조금 넘는 짧은 영상을 선보이기까지 꽤 많은 시간과 직원들의 고민이 숨어 있다.

각 과마다 어떤 콘셉트로 진행할 것인지 결정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리고, 이틀에서 사흘간의 촬영, 편집까지 일주일 이상 걸린다. 디지털 카메라 1대와 휴대전화가 촬영 장비의 전부다. 곡성군은 앞으로도 매월 1개 과씩 제작해 군청의 17개 과를 모두 소개할 계획이다.

'월간 곡성' 영상 효과 덕분에 100여 명에 불과했던 유튜브 곡성군 채널 구독자가 1천여 명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곡성군 관계자는 "군청 업무가 복잡하다는 지역민들의 민원이 많아 재미있게 설명하는 영상을 만들게 됐다"며 "점잖다는 인식이 강한 공무원들이 때로는 망가지고 때로는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게 협조해주셔서 제작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들어간 노력에 비해 조회 수가 적어 아쉽기는 하지만 조금씩 구독자가 늘어 다행이다. 앞으로도 더 재미있고 알기 쉽게 만들겠다"며 "곡성군민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곡성군 유튜브 채널을 찾아 '좋아요'와 '구독'을 눌러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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