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에 우박 피해까지···'엎친데 덮친' 곡성 매실 농가

입력 2020.06.10. 15:32 선정태 기자
1㎝ 우박에 과실 상처·낙과
보험 가입 낮아 보상 '막막'
지난 6일 오후 곡성군에 우박이 내려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유근기 곡성군수는 지난 7일 농가를 찾아 피해를 살피고 대책을 마련한다. 곡성군 제공

"갑자기 뭔 일인가 싶어요. 출하가 코 앞인데…. 우박으로 매실 출하에 심각한 차질을 입을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 오후 전남 동부 지역에 쏟아진 우박으로 곡성과 보성, 순천의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이 지역 매실 농가들이 큰 타격을 받았지만, 농가 대부분이 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피해 보상이 쉽지 않고 받더라도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를 입은 시간은 지난 6일 오후 5~7시 사이. 강한 바람과 함께 30여 분간 소나기가 내리더니 우박까지 쏟아졌다. 1㎝ 크기의 우박이 10여분간 쏟아지면서 곡성 100㏊, 보성 70㏊, 순천 6㏊ 등 176㏊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

지난 6일 오후 곡성군에 우박이 내려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출하를 앞둔 매실 농가의 피해가 가장 컸다.

이날 우박으로 곡성읍과 오곡면·삼기면·석곡면 등 4개 읍면의 230여 농가에서 매실·사과·배·블루베리를 비롯해 토란·옥수수·고추·참깨 등 100㏊가 피해를 입었다.

구체적으로 곡성읍 129농가 22.9㏊, 오곡면 41농가 12㏊, 삼기면 34농가 19.2㏊, 석곡면 28농가 27.5㏊ 등이다. 이 중 매실농가 피해가 107농가 53㏊로 가장 컸다.

곡성읍 66 농가 16㏊ 매실 열매가 50% 정도 낙과하거나 과실이 손상되는 등 토란·고추· 참깨·블루베리·옥수수 농작물이 큰 피해를 봤다.

지난 6일 오후 곡성군에 우박이 내려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출하를 앞둔 매실 농가의 피해가 가장 컸다.

매실나무 한 그루에 맺어지는 열매는 3천여 개. 열매가 커지는 과정에서 40% 정도가 자동 낙과돼 1천500개의 매실을 판매하는데, 이번 우박으로 절반 가까이가 떨어지거나 상처를 입어 상품성이 떨어져 팔 수 없게 됐다.

곡성읍에서 매실 농장을 하는 유 모씨는 "오후에 비가 내리더니 갑자기 호두만한 우박이 '후두두둑' 쏟아져 나갈 엄두도 나지 않았다. 유리창을 때리는 우박에 창문이 깨지는 줄 알았다"며 "과실 상당수가 땅에 떨어지거나 우박에 상처를 입어 상품 가치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유 씨는 "지난 4월에는 저온 현상이 발생해 과실 발육이 잘 안됐는데, 다음주부터 매실을 따야 하는데, 갑작스러운 우박 피해를 입어 올해는 최상품이 별로 없을 것 같다"며 "병해충 예방을 위해 상처 입은 열매도 따야 하는데, 인건비도 비싸지만 일손도 없어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큰 피해를 입은 매실농가 상당수가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보상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한 품종은 벼와 사과·배 등 가을에 거둬드리는 작물이 대부분이다. 여름이나 가을철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친환경 작물의 보험료는 100%, 일반 작물은 90%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실은 6월 중·하순에 출하하는 탓에 10%의 자기 부담금도 버거워 보험 가입률이 낮은 편이다.

다른 작물의 재해 보험 가입률이 90%가 넘는데 반해 매실 농가의 보험 기입률은 25~30% 수준이다.

곡성군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우박으로 수확을 앞둔 매실 농가 피해가 상당하다"며 "군에서 오는 19일까지 피해농가에 대해 피해를 접수·조사해 재해 복구비를 신속히 지원하겠다"며 "보험 가입농가는 빠른 손해 평가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는 일손돕기에 적극 니서겠다"고 밝혔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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