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판로개척 숙제지만 도전할 가치는 충분"

입력 2022.02.03. 13:43 나윤수 기자
[미래식량 곤충이 답이다]
②귀농 향한 전남 곤충산업 현주소

[미래식량 곤충이 답이다②] 귀농 향한 전남 곤충산업 현주소

전남은 귀농지로 인기가 높다. 미래식량이라는 기대감으로 곤충 사육을 통한 귀농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곤충 산업은 미래 산업으로 촉망받고 있지만 젊은 귀농인들이 곤충 산업을 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경험도 만만치 않다. 곤충 사육 귀농인들은 "어디에 팔 것인지 정하고 곤충의 특성부터 파악하는 기초지식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그렇다면 전남 곤충산업의 현주소는 어디쯤일까.


◆ 곤충 14종 가축 지정, 환경 달라져

우리나라 곤충 산업은 2010년을 기점으로 매년 30%의 성장세다. 2018년을 기점으로 가공식품 및 학습 자료, 애완 곤충 등으로 점차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20년 기준 국내 시장규모는 약 6천억 규모로 성장했다. 식용 곤충 붐을 타고 수요가 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곤충 시장으로 진입한 것도 사실이다.

전남 담양군은 최초로 곤충 사육을 시작해 연구회를 조직할 정도로 활성회 돼있다. 사진은 농가의 실내 사육장

지난 2019년 곤충 14종이 가축으로 지정되면서 사육 환경도 달라졌다. 후계 영농인이나 자경농민들의 곤충 사육 영농인들에게 지자체 지원이 늘면서 곤충 사육 농가도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전남은 타지역에 비해 일찍이 곤충산업에 눈을 떴다. 1999년 함평나비축제가 전국적 이슈를 만들면서 살아있는 생물도 소득원이 된다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함평나비 축제는 전남 곤충 산업의 기폭제 역할을 했고 전통의 누에 산업 또한 전남 곤충 산업의 기반이 되었다.

전남 곤충 농가는 지난 2016년 127개에서 2020년말 183개로 늘었다. 지난 2016년까지 폭발적으로 늘던 사육농가수는 2017년을 기점으로 한 풀 꺾인 추세다.

생산액도 지난해 말 기준 44억원에서 40억원으로 답보상태다. 사육 형태를 보면 식용 60%를 비롯해 사료용 20%, 학습·애완용 9% 등이다.

전남 담양군 농가의 곤충 체험관 모습

사육 곤충별 생산액은 흰점박이꽃무지 10억, 갈색 거저리 7억8천, 동애등에 3억2천, 장수풍뎅이·쌍별귀뚜라미 2억5천만원 순이다.

전남의 곤충 사육 농가와 소득 수준은 곤충 산업 붐을 타고 큰 폭으로 늘다가 근래 3년 사이 주춤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소득이 양극화되면서 곤충사업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쳐 사육 농가 소득도 들쭉날쭉한데다 휴폐업도 점차 늘고 있다.

그렇다고 곤충 산업 미래까지 어둡게 볼 필요는 없다. 담양군 사육 농가 K씨는 "전남에 곤충 산업이 본격화된 것은 채 10년도 되지 않았으며 2015~17년 급증했다가 최근 산업이 재편되고 있는 중이다"면서 "안정적인 판로개척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도전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황금알을 낳는 굼벵이

◆ 성공 조건 "시행착오 줄여라"

곤충으로 인생 2막을 꿈꾸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곤충을 삶의 기반으로 삼으려면 어디에 납품하고 파는지부터 챙겨야 한다. 일선 사육 농가들의 말에 따르면 "농산물은 생산하면 어떻게든 팔 곳이 있는 반면 곤충은 어디에 팔 것인지 초심자가 보면 막막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효율적인 판매 전략은 없는가. 곤충 선진 농가를 벤치마킹하면 그 나름의 판매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곤충은 사용 용도에 따라 크게 애완 곤충, 사료 곤충, 식용 곤충 등으로 나뉜다. 애완 곤충은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가 대표적이다. 인터넷 쇼핑몰, 도매, 교육 기관, 지역 체험센터나 소규모 동물원 등으로 납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육 기관이나 체험 센터 등은 어느 정도 규모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입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육농가가 6차 산업으로 인정받게 되면 농촌 융복합산업지원등 여러 지원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장수 풍뎅이 집

처음 시작할 때는 사육 방식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사슴벌레나 장수풍뎅이는 실내사육이 유리하다. 이른바 노지에서 사육하다 보면 바이러스 감염으로 성충이 되기 전에 폐사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곤충 귀농자들에게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사전 경험도 중요하다. "알에서 성충이 되는 과정을 한 번 정도 거치는 것이 좋다"는 경험을 강조한다. 대다수 사육 농가들은 "매스컴만 보고 사업을 벌이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우선 곤충의 특성을 파약해 자기에게 맞는 곤충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다.

각족 곤충알 보관 키트

◆ 떠오르는 사료·식용곤충 시장

최근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면서 사료 곤충 시장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처음 곤충 사업을 벌이려는 사람들이 하기에는 위험성이 비교적 높은 분야다. 사료로 쓰이는 만큼 중금속 검사같은 검역이 까다로운 데다 기존 사료와의 단가 경쟁도 피할 수 없다. 기술 보완으로 가격은 점차 싸지겠지만 첫 경험자가 감당하기에는 비용부담이 큰 것이 단점이라는 것이다.

갈색거저리 성충은 곤충 잠업연구소에서 식용으로 변신중이다

식용 곤충 사육은 사료용보다는 판매처 확보가 비교적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렇지만 판로를 알아보고 생산하는 것은 기본이다. 요즘은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판매 업체의 주주로 참여하거나 조합원으로 등록하는 우회 방법도 권할만하다. 웬만한 지역마다 곤충 농가들의 모임이 조성돼 있어 조합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남은 귀농 선진지답게 귀농인을 돕는 사람들도 많다. 담양군의 경우 전남 최초 곤충 사육지로 지난 2016년부터 곤충 자원연구회를 발족해 서로의 사육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그들은 곤충으로 귀향하려는 사람들에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곤충 자원연구회 소속 손승모(56)씨는 "곤충 산업 귀농을 환영한다"면서 "무엇보다 자신의 적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곤충을 선택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다"고 조언했다.

갈색거저리 유충

식용 곤충은 미래 식량이라지만 아직 혐오감을 줄이는 단계다. 곤충 카페가 문을 열었고, 곤충 음료, 과자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남곤충잠업연구소에서도 식용곤충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꿀벌을 활용한 화분떡과 기능성 요거트, 쿠키, 초콜릿, 어묵, 양갱 등도 선보였다. 하지만 내실 없는 매스컴의 부추김은 경계해야한다. 요즘 유튜브나 각종 블로그 등을 통해서 수억원씩 번다는 곤충 사업가 행세도 흔하다. 모든 사업이 그렇지만 곤충 사업도 만만하지 않다. 곤충 사업도 미래지향적 벤처산업 중 하나다. 100개가 출발하면 대여섯개 성공하는 것이 현실이다. 곤충 산업이 미래 식량 산업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노력 없이 성공하는 사업은 없다"는 충고도 귀담아들을 일이다.

나윤수기자 nys2510857@mdilbo.com


"풀무치를 전남 대표 식용곤충으로 키우겠습니다"

김성연 전남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 연구사

"전남 곤충잠업 연구소는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새로 등재된 풀무치를 전남 곤충산업의 전략 종목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전남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 김성연(32) 연구사가 전하는 연구원들의 2022년 새해 포부다. 연구소가 전략 종목으로 키우고자 하는 풀무치는 '메뚜기 대량 사육 연구' 경험을 풀무치에 접목 시켜 전남 곤충 농가에 보급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풀무치 대량사육은 신세대 연구원들답게 생육 환경을 분석해 최적의 사육 모델을 개발한다는 아이디어다. 여기에는 인공 지능 데이터 분석 능력이 동원된다.

"곤충의 장내 미생물을 이용해 각종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반려동물 곤충 사료를 개발해 농가 소득 창출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김 연구사는 전남 곤충 연구의 차세대 기대주다.

그녀는 곤충 산업 발전을 위한 스마트 팜 연구에도 관심이 많다. 귀농 청년들이 곤충 산업에 도전해 성공하려면 스마트 팜 시스템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 노동력과 생산비 절감을 위한 곤충 사육 스마트 팜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김 연구사는 "곤충 사육에 바로 뛰어들기 보다는 연구 기관이나 선진 농가를 방문해 경험을 쌓는 것이 좋을 듯 하다"는 조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담양에 있는 전남 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는 곤충 산업발달의 메카로 연구관과 연구사 8명이 활동 중이다. 그들을 전남의 미래 식량자원을 책임질 '연구 전사들'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나윤수기자 nys2510857@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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