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와인 매출 81% 급증
'낮은 도수' 선호 문화 확산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계속되면서 광주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의 저녁 시간에는 변화가 생겼다.
평소 저녁이면 회사 동료나 거래처 직원들과 회식을 하며 밖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최근에는 집에서 혼자서 가볍게 반주를 즐기는 시간이 늘어났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음식점 영업시간이 제한되고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것이다.
A씨는 "코로나로 회식도 줄고 밖에서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빈도도 현저히 줄었다"며 "퇴근한 후 넷플릭스를 보면서 느긋하고 와인 한잔 마실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 여파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사적 모임이 줄어들면서 집콕 생활이 일상화되고 있다.
삼삼오오 모여 회식을 하거나 친구들과 북적북적하게 모여 앉아 거나하게 술을 마시는 모습은 지워진 지 오래다. 이에 혼자서 혹은 집에서 술을 마시는 혼술과 홈술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간한 '2020년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9세~59세 성인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주류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 혼술(74.9%)과 홈술(72.0%)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다양한 맥주(54.9%), 편의점 구입(49.9%), 즐기는 술(49.6%), 도수 낮은 술(34.7%) 등이 자리했다.
이와 같은 추세에 따라 지난해 지역 유통업계 주류 매출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지역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매출은 전년 대비 각 28.5%, 25.2% 신장했다.
특히 와인 소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와인 신장세가 두드러졌다. 와인의 경우 전년 대비 81.4% 급증했다. 다음으로 맥주(11.7%), 소주(9.3%), 막걸리(9.2%) 등 순이었다.
롯데마트 또한 지난해 와인 신장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와인(59.5%), 양주(57.8%), 전통주(25.7%), 국내맥주(21.8%), 소주(13.5%) 등 순이었다. 혼술과 홈술이 하나의 문화로 번지면서 와인과 같은 가볍게 마실 수 있으면서 낮은 도수의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된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관세청과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량은 5만4천127t, 수입액은 3억3천만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각 24.4%, 27.3%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집에서 가볍게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고도주보다 저도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무엇보다 중저가 와인이 등장하는 등 와인이 대중화됨에 따라 와인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예지기자 foresight@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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