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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1년 후유증]"살아도 사는 게 아냐"···코로나 앓고 모든 걸 잃었다

입력 2021.01.19. 18:28 수정 2021.01.20. 10:27
완치자 91.1% “장기간 후유증 남아있다”
감각·인지저하에 탈모·불면·호흡곤란까지
불안·우울·대인기피·강박증후군 등 복합적
광주·전남 누적 2130여명… 1770명 ‘회복’
코로나19 감염병이 우리의 일상을 바꿔 놓은지 1년의 시간이 흘렀다. 코로나19 국내 첫 환자 발생 이후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우리 공동체를 지키는 연대의 힘을 발휘했다. 그동안 시도민들의 협조와 방역 공무원, 의료진의 헌신은 한 해를 버티는 힘이됐다. 지난 1년동안 코로나19 선별진료소와 자원봉사자들의 방역현장, 원격수업 현장, 집합금지 시설 등 코로나 현장 곳곳을 취재한 사진 1천 여장을 모아 방역에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모습을 한장의 사진으로 표현했다. 임정옥기자 joi5605@srb.co.k

#맛도, 냄새도 느낄 수 없다. #치매에 걸린 듯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 #순간 머릿속이 뿌옇게 흐려진다. #끊이지 않는 기침과 가래, 두통과 설사, 몸살에 시달린다. #집중을 할 수가 없다. #불안하고 우울하다. #늘 피곤하고 무기력하다. #잠이 오지 않는다. #사람들을 대면하기 두렵다. #가슴 답답하고 아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국내 유입이 확인된 지 20일로 꼭 1년이다. 금세 잡힐 수 있을 것 같았던 신종 바이러스는 그러나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전국에서 7만3천여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광주와 전남에서도 모두 2천130여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중 83%에 달하는 1천770여명이 '회복'했지만 상당수는 여전히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에 완치라는 개념은 없다', '완치 아닌 완치'라고 호소하며 퇴원 이후의 삶이 더 고통스럽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국發 유입 후 지역민 30% 이상 검사

2020년 1월20일 오전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는 "인천공항검역소에서전날 중국 우한시 입국자를 검역하는 과정에서 발열 등 증상이 있는 자를 확인, 조사한 결과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로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중국 국적의 30대 여성은 그렇게 국내 1번째 환자로 기록됐다.

광주·전남지역 첫 확진자는 그로부터 보름여 후인 2월3일 나왔다. 이튿날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고 시청 브리핑룸 단상에 선 광주시장은 '광주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나흘 뒤 광주 1번째 확진자의 가족인 나주시민이 양성 판정을 받으며 신종 감염병은 전남으로까지 확산했다.

이후 광주에서는 1천460여명, 전남에서는 670여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다.

지난 1년간 광주 지역 누적 코로나19 진단검사 건수는 42만1천500여건을 넘어섰다. 일부 중복 검사 사례를 감안하더라도 시민 10명 중 3명이 관련 검사를 받은 셈이다. 전남에서도 지역 전체 인구의 17.3%에 해당하는 32만2천건의 검사가 진행됐다. 지난 1년간 누적 자가 격리자도 2만6천600여명에 달한다.


◆완치 후에도 후유증 굴레

최근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환자의 임상적 후유증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이 성인 확진자 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코로나19 회복 후 상태를 가늠하는데 방점을 뒀다. 그 결과 회복 3개월 후에는 탈모와 운동 시 숨찬 증상이, 6개월 뒤에는 피로감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일부에게선 폐 기능 저하나 염증, 폐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폐 섬유화도 관찰됐고, 정신적 우울감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외국의 후유증 사례에서도 중국의 경우 회복환자의 76%가 근육 약화나 수면 장애와 같은 지속적인 임상 증세를 호소했고, 미국에서는 기저질환 환자에게서의 사망률이 증가했다는 기록도 나왔다.

앞서 경북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이자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인 김신우 교수가 발표한 관련 자료에서도 코로나19 후유증의 심각성을 확인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진 후 완치된 965명을 대상으로 후유증 조사를 실시했다. 질병관리청과 대구시 등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조사 결과 응답자의 91.1%, 사실상 전부가 '후유증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평균 연령이 35.7세인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후유증의 심각성이 얼마나 큰 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환자들은 완치 후에도 피로감(26.2%)을 가장 많이 호소했다. 집중력 저하(24.6%), 건망증(23.6%), 인지기능 저하(22.1%), 불안(20.5%), 우울감(20.2%)과 같이 심리적, 정신적 후유증도 많았다. 또 열에 한 명 이상은 수면장애, 탈모, 대인기피증, 현기증, 두통, 가려움, 가슴답답, 손발저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토로하기도 했다.

문제는 대부분이 복합적인 증상을 장기간 호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환자 10명 중 3명은 완치 판정 후 4개월 이상 후유증이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신우 교수는 무등일보와의 유선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결코 가볍게 지나가는 병이 아니"라고 했다. "완치라는 개념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교수는 "완치자들은 하나같이 '퇴원 이후의 삶이 더 고통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격리기간 동안 앓았던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 회복 후에도 장기간,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심각한 후유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치자의 사실상 전부가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는 점, 조사 대상의 평균 연령이 30대임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인 점은 눈 여겨 보아야 할 부분"이라며 감염병의 심각성과 향후 회복 관리·지원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현재 칠곡 경북대학교병원에서는 광주지역 코로나19 확진자 4명이 전문 치료를 받고 있다. 최근 광주 집단 감염지 중 한 곳으로 꼽힌 효정요양병원에 입원했다가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들로 당초 5명에서 1명은 최근 회복해 퇴원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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