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 적은 따뜻한 겨울날씨 ‘주원인’
신종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매출도 급락
“고온현상 지속되면 앞으로 전망도 없어”
봄철 농민들의 수익원이자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는 ‘고로쇠’수액 채취량이 감소하면서 농민들이 시름을 앓고 있다.
따뜻한 겨울 날씨가 계속되면서 고로쇠 수액을 채취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데다 최근 전세계를 덮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매출도 급감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전남도에 따르면 고로쇠 수액은 최대 주산지인 광양을 비롯해 순천, 담양, 곡성, 구례, 보성, 화순, 장성 등에서 3월말까지 채취된다.
전국 채취량의 20~30%를 차지하고 있는 전남지역에서는 지난 2018년 6천289㏊에서 263만ℓ가 채취됐으며 지난해에도 대부분 지역에서 생산량이 감소해 전년도보다 40만ℓ가량이 줄어들었다.
특히 가장 먼저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는 고장이자 최대 생산지 광양의 경우 2018년 112만7천ℓ에서 지난해 96만6천ℓ로 14.3%가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보다 더 상황이 심각한 형편이다.
지난달 20일부터 채취에 들어간 광양백운산고로쇠약수 영농조합법인에 따르면 현재 채취량은 지난해 대비 30%이상 줄어들었다.
고로쇠 채취를 하기위한 최적 조건이 저녁 기온 영하 2~3도, 낮 기온 10도 이상으로 일교차가 나야하지만 최근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밤낮의 일교차가 거의 나지 않아 수액 자체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 조합측의 설명이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매화가 3월이 아닌 이미 피기 시작할 정도로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해발 200m~300m에 위치한 고로쇠 나무에서는 아예 수액 자체도 나오지 않고 있다.
해발 700m이상에서 수액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이대로라면 3월말까지 채취하더라도 예년보다 24~25%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소비도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직접 산지로 고로쇠 수액을 마시러 찾아오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데다 음식점 판매 역시 거의 이뤄지지 않으면서 매출도 30%이상 감소했다.
여기에 광양시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13일 개최예정이던 ‘제40회 백운산 고로쇠 약수제’를 취소하면서 생산농가들로서는 ‘엎친데 겹친 격’이 되고 말았다.
황태훈 광양백운산고로쇠약수영농조합법인 회장은 “고로쇠 수액 채취가 농촌지역에는 큰 도움이 돼 왔다”며 “하지만 지금처럼 매년 겨울철에 따뜻한 날씨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고로쇠는 전망이 아예 없다고 봐야 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고로쇠 생산량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구례, 장성 등 지난 10일부터 채취에 들어간 지역도 있는만큼 3월말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봄철 나무 밑동에서 뽑아낸 고로쇠 수액은 뼈에 이로운 물’이라는 뜻의 ‘골리수’에서 유래된 이름처럼 포도당, 비타민A·C, 망간, 철 같은 미네랄 효소가 풍부해 관절염, 골다공증 등 뼈 건강이나 숙취 해소 등에 좋다.
도철원기자 repo333@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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