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씨름단 최정만·허선행·김진호 인터뷰]"체계적 훈련시스템·끈끈한 동료애가 최고 성적으로"

입력 2021.04.21. 19:05 김성희 기자
"승리의 기쁨은 우승한 날 하루만"
매일 흘린 땀 최고기량으로 이어져
금강장사 최정만·태백장사 허선행
유망주 김진호…환경 만족도 높아
겸손·성실함으로 "꼭 장사" 각오도
최정만 선수가 설날씨름대회에서 금강장사를 거머쥐고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영암군민속씨름단은 이미 국내 정상급이다. 천하장사 2회를 포함해 장사 34회 등극 등 총 39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의 역사를 썼다. 그러나 선수들은 이러한 성적에 좌지우지되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의 "승리의 기쁨은 우승한 날인 단 하루만 즐기고 다음 시합을 준비해야 한다"는 가르침대로 그들은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매일 흘린 땀들이 자신의 최고기량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믿었다. 체계적인 훈련시스템과 끈끈한 동료애, 영암군민속씨름단이 최고 성적을 낼 수 있는 이유라고 답했다. 20일 오후 5시 훈련을 마친 금강급 장사 최정만(32), 태백급 장사 허선행(23), 루키 김진호 선수(27)를 만나 씨름을 시작한 계기와 오는 27일부터 열리는 해남씨름대회에 임하는 각오 등에 대해 들었다.

20일 최정만 선수가 무등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도전자' 최정만-"즐기면서 하겠다"

최정만 선수의 씨름 인생은 초등학교 2학년 시작됐다. 당시 어머니가 다이어트를 위해 씨름을 시켰던 것이 계기가 됐다. 최 선수는 "처음 할 때만 해도 윗옷을 벗고 하는 씨름이 싫었는데 하다보니 이 자리까지 왔다. 장사라는 타이틀이 욕심이 나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최 선수는 이미 2017년 단오대회, 2018년 설날대회 등 금강장사만 13회에 달한다. 이미 국내 금강급 최고 기량을 가진 선수지만 겸손을 보였다. 최 선수는 "항상 도전자처럼, 도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정상권에 있다는 생각보다는 나보다 더 잘하는 선수가 있으니까 계속 도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예전에는 성적압박 등 부담감을 많이 느꼈지만 이제는 시합을 나가는 게 재밌다. 마음을 비우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며 "부상 방지를 위한 체력을 키운게 지금까지 운동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이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최 선수는 "앞으로도 화끈하고 흥미진진한 경기를 펼치겠다"며 "올해도 더욱 노력하는 최정만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하루하루 반복 훈련을 하다보면 실력이 쌓이고 경기력이 나온다"며 "이번 시합에서도 장사를 바라지만 즐기면서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허선행 선수는 지난 2월 2021설날씨름대회에서 태백 장사를 거머쥐었다.

■씨름돌 '허선행'-"장사 꼭 하고 싶다"

"운동시스템이 체계적인 팀에 있고 싶었고 실력이 좋은 형들이 많으니까 배울게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씨름계 아이돌로 불리는 허선행 선수는 올해 초 영암군민속씨름단에 입단했다. 입단 한달만인 설날씨름대회에서 곧바로 태백 장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허 선수는 "응원해주신 분들이 많다보니까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없지만 오늘 잘되던 기술이 내일 안 되기도 한다"며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기술을 연구해야 된다.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고민될 때가 있다"고 밝혔다.

영암에서 4개월 간의 생활은 어땠을까. 허 선수는 먼저 "밥이 맛있고 분위기가 좋다"고 했다. 또 "운동시스템이 체계적이다 보니 선수한테 필요한 운동이 가능하고 컨디션 조절도 된다"며 "선수들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라 좋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운동이 마냥 좋아 씨름을 시작했다는 허 선수는 "안 다치고 오래오래 운동을 하는 게 꿈이다"며 "이번 시합에서 장사 꼭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진호 선수가 20일 오후 무등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루키' 김진호- "터지는 그날까지 최선"

김 감독은 김진호 선수의 가능성을 봤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는 자세도 중요시 하는 김 감독은 김 선수의 성실성에서 미래 잠재 능력을 보고 올해 초 영암군민속씨름단에 영입했다.

김 선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부족한 선수 명단을 채우기 위해 우연히 씨름을 시작했다"며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내 길이 맞나 싶었는데 어느 순간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해온 게 씨름이고 지금까지 해온 씨름에서 1등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영암에서의 생활은 어땠을까. 김 선수는 "체계적인 훈련과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며 "선수들끼리 경쟁이야 당연히 있겠지만 서로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부족한 부분을 서로 잘 알려준다.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 선수는 "최고의 팀에 속해있는 만큼 실력을 빨리 키우고 싶다. 감독님이 기대하신 만큼 잘하고 싶다"며 "지금은 부족한 실력이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간 터지는 날이 있지 않겠느냐. 이번 대회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웃어보였다.

영암=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김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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