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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농촌마을 발자취···주민들 앨범으로 남긴다

입력 2021.02.23. 12:02 수정 2021.02.23. 14:45
영암 신북면 '우리마을 변천사' 제작
전체 48개 마을 주민 옛 사진 수집
인구 급격히 감소 10년새 800명↓
소멸위기에 기록물 남겨 자료로
영암군 신북면 주민들이 사라져가는 마을의 발자취를 담은 앨범 제작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신북면 유곡2구에서 기증한 국민학교 소풍 단체사진. 영암군 신북면사무소 제공

달빛 아래 쟁기질하는 옛 농부의 모습부터 마을길 넓히기에 분주했던 새마을운동 그리고 15년전 마을회관 준공까지, 사라져가는 마을의 발자취를 남기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앨범제작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영암군 신북면에서 진행중인 '우리마을 변천사' 앨범 제작이 그것이다.

신북면 소재 48개 마을 주민 전체가 참여하고 있는 이번 앨범 제작의 출발은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며 통폐합되거나 사라져가는 마을이 늘어날 것이라는 위기의식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됐다.

신북면의 경우 해마다 100여명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2010년 4천590명이었던 인구는 2016년 4천214명으로 376명이 줄어든데 이어 2017년 4천94명, 2018년 3천964명, 2019년 3천899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3천782명으로 5년새 434명이 감소했다. 최근 들어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또 일부 마을은 주민이 20명 남짓에 불과한데다 고령층이 많아 최근 감소세를 감안하면 10년 후에는 사실상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곳들도 여럿이다. 타지로 나간 출향인들의 경우 돌아올 더 이상 고향마을을 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8월 새로 부임한 최공수 신북면장이 각 마을의 옛 사진들을 수집해 앨범을 제작하자는 제안을 했고 이를 마을 주민들이 적극 환영하며 논의가 시작된 것.

최 면장은 "신북면 전체 인구 3천782명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는 1천500여명에 이른다"며 "더 이상 마을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이라도 남겨야 출향인들이 고향을 찾아와 열람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사진 수집은 12명의 이장들이 발로 뛰며 가가호호 방문해 기록물이 될만한 사진들을 기증받고 있다. 마을의 옛 추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주민들이 소장하고 있는 소풍, 체육대회, 졸업식 등 단체 및 마을행사와 결혼식, 돌사진 등 가족사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진들을 모으고 있다. 사진으로 담아내는 '신북면 생활사'인 셈이다.

사진을 기증하는 주민들 역시 사진을 통해 잊었던 옛 기억들을 꺼내들며 오랜 시간 함께 추억에 젖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주민들에게 잊혀졌던 옛 추억을 떠올려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것.

영암군 신북면 주민들이 사라져가는 마을의 발자취를 담은 앨범 제작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신북면 유곡2구에서 기증한 농부의 쟁기질 모습. 영암군 신북면사무소 제공

유곡2구 정남채 이장은 "홀로 계신 어르신들이 많아 오래된 사진을 찾아 기증받기가 쉽지는 않다"면서도 "오랜만에 사진을 꺼내들며 옛 이야기를 전하며 많이들 좋아하신다"고 전했다.

면사무소와 이장들은 사진수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례식을 치르며 물건을 정리하거나 '농가주택개량사업' 등을 통해 집을 수리할때 사진이 폐기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먼저 다음달 중순까지 사진을 수집한 후 장르별로 분류해 스캔 작업을 거친 후 제작 규모를 정할 방침이다. 필요할 경우 영암군에 예산도 요청할 계획이다.

잊혀져가는 고향의 추억과 마을 주민들의 생생한 모습을 담아 마을 주민들과 공유를 통해 지역 공동체에 큰 활력을 불어 넣어 자긍심도 고취시킬 계획이다.

신북면 관계자는 "최근 기록 보존이 중요한 시대를 반영하는 아카이브 문화가 점점 확산하고 있는 이때에 신북면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우리마을 변천사'를 제작하게 된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면서 "신북면 마을의 소중한 자료가 널리 공유됨으로써 지역 공동체 의식이 제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암=김철진기자 kcj7146@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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