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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의시각] 현산, 또 현산··· 다시 등장한 1:29:300

입력 2022.01.20. 18:22 주현정 기자

'언젠간 그럴 줄 알았다.' 꼭 선견지명의 식견은 아니더라도 우리네 삶에서 위험을 예측하는 일은 사실 어렵지 않다. 놀이터에서 천방지축으로 뛰어 노는 아이에게서도,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 사람에게서도, 운전 습관이 좋지 못한 드라이버에게서도, 평소 좋지 못한 행실로 입방아에 올랐던 유명인의 스캔들이 터질 때도 우리는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럴 줄 알았다'고.

멀리는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참사 때에도 그랬다. 붕괴 전조 증상이 있을 때라도 조치가 취해졌더라면 이라고 말이다. 가깝게는 이천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 화재, 잠원동 철거건물 붕괴,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원 사망 사건과 세월호 참사가 벌어졌을 때도 우리는 입을 모아 말했다. '막을 수 있었다'고.

경미한 사고와 징후는 반드시 연쇄적인 대형 사고를 야기하기 마련이다.

산업재해예방분야에서는 이를 하나의 공식으로 명명하고 있다. 바로 하인리히 법칙, '1:29:300'다.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 반드시 동일한 원인의 작은 재해는 29번, 운이 좋게 사고까지 벌어지지 않았더라도 동일한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 한 사건은 300번, 그리고 이보다 더 잦은 불안전한 행동과 상태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이론이다.

'빨리빨리 세상'을 살고 있는 대한민국, 그런 차원에서 하인리히 법칙은 우리사회의 금과옥조처럼 인식되어야 하지만 그저 말 뿐이다.

우리는 무고한 시민의 수많은 희생을 목도하고도 참극의 교훈을 금세 잊는 듯하다.

2021년6월9일 16시22분 광주 동구 학동에서, 2022년1월11일 15시47분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벌어진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현장에서의 참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대한민국 재계 순위 28위의 HDC그룹, 시공 능력 9위의 현대산업개발이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점 말고도 이 두 참사는 매우 닮아 있다.

공사로 인한 각종 위험성을 먼저 인지한 시민들의 민원이 수 백 여 차례 제기됐지만 이에 따른 적절한 조처는 이행되지 않았다. 수많은 위험신호가 있었지만 깡그리 무시된 셈이다.

이번 참사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오래전부터 이곳이 요주의 현장이었다라고 말했다.

평일, 휴일, 눈·비 상관없이 비산먼지, 소음, 진동은 일상이 된 지 오래고, 건축 자재물 낙하하며 일대 지반 침하에 누수, 균열 등은 월례 행사처럼 잦았다는 것이다. 장기 집회 시위, 다자간 TF도 구성했지만 다 헛것이었다고 꼬집었다.

'이러다 정말 큰 일 난다'며 입버릇 처럼 말했는데 결국 또 사단이 나고야 말았다고 했다.

우리사회가 암묵적으로 묵인해 온 안전불감증, 속도·수익만 좇는 개발 사업 그리고 미숙한 관리·감독 등에 의한 또 다른 인재형 참사가 또 일어난 것이다.

HDC그룹 오너는 7개월 만에 또 광주로 와 국민들께 고개를 숙였다. 사태에 책임을 지고 직위도 내려놓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을 순수하게 받아들인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위기모면용 제스처에 불과했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한다. 제3의 HDC현산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아무도 인지 못하는 악마를 찾아 내 척결하는 것이 진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주현정 디지털편집국 취재1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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