驚蟄 경칩2021.03.05(금)
현재기온 5.8°c대기 좋음풍속 1.4m/s습도 96%

[무등의 시각] 희망 내다버린 기독교

@한경국 입력 2021.01.28. 11:13 수정 2021.02.13. 11:51

어쩌다 기독교가 이런 꼴이 됐을까. 최근에는 TCS(국제학교)발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면서 광주시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정부와 시민들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방역지침이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분통 터질 일이다. 시민들을 다시 바이러스 공포에 떨게 만들었고, 오랜 기간 생계가 멈춰 있는 이들에게는 피눈물을 나게 했다.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현재 기독교가 무언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팬데믹이 처음이라 그럴까. 아니다. 교회는 수세기 동안 전염병을 경험했다. 로마시대 때 박해 받던 교회는 전염병이 돌자 헌신했다. 당시 속수무책으로 퍼져가는 감염병에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고, 사람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가족까지 내다 버리기도 할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이때 기독교인들은 병자들을 돌보며 희생과 사랑을 실천했다. 나라가 어려울 때 사회적 돌봄과 연대를 실천한 것이다. 다른 종교에서는 기부금을 받으면 축제와 같은 행사하는데 썼지만, 기독교는 과부나 고아 등 어려운 이웃에게 썼다.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들에게 물과 음식을 공급했고, 사망자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나중에는 로마제국의 유일한 국교로도 승인받게 된다. 팬데믹 위기에 기독교의 가치가 드러난 것이다.

기독교인들은 팬데믹 시기에만 헌신적이지 않았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희망'이었다. 과거 우리나라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일제강점기 때 기독교인들은 민중들의 모범이 됐다. 기독교 인구가 2%도 되지 않았을 1919년에는 3·1운동 민족대표 33명 중 16명이 기독교인이었다. 1987년 5·18민주화운동 때는 교회와 성당이 민주화 운동의 근거지가 되기도 했다. 교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개별적인 활동을 해서 두드러지지 않았을 뿐, 민중과 아픔을 함께 해왔던 것이다. 민주묘역에 묻힌 종교인 묘 199기 중, 개신교인 묘가 130여기에 이른 것이 증거다. 어디선가 묵묵히 위로와 희망이 돼 온 교회. 이 덕분에 존중받았고, 한국사회에 영향력 있는 종교가 됐다.

하지만 요즘은 실망스럽다. 민중을 위한 모습보다 개인주의에 빠져있다. 결과적으로 누구에게도 칭찬받지 못할 모습으로 서 있다. 대표적으로 대면 예배만을 고집하는 점이다. 이때문에 바이러스 확산이 더 커졌다.

성경에는 모임을 강조하는 내용과 예배 방식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며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으라'는 것이 모임의 중요성을 담은 구절이다. 또 모임의 유연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되고 있다. 예수를 통해 모임 방식에 다양한 선택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떤 장소에서 예배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물음에 예수는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장소가 아니라 신과 만나는 태도와 자세가 더 중요하다는 가르침이었다.

무조건 모이는 것에 집착하기보다 핵심을 돌아봐야 한다. 무엇이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면 예배하려는 자들의 태도와 모임은 달라질 것이다. 진정한 예배가 무엇인지 돌아봐야 할 때다.

한경국기자 hkk42@srb.co.kr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srb.co.kr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