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들이 장애인 예술가의 무대를 우연히라도 본 적이 얼마나 될까. 자선 무대나 발표성 무대를 제외하고 순수한 공연예술 무대에 오르는 장애인 예술가는 얼마나 될까.
올해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광주 최초로 결성된 통합 장애인 예술단이 지난 23~24일 광주에서 첫 무대를 선보였다. 이음오케스트라와 이음밴드, 이음앙상블 세 예술단이 주인공이다.이 예술단의 출범은 많은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장애 예술인들의 공연 기회 확대와 향유다. 장애인들은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공연 기회를 갖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들에게 공연 기회를 주는 것이다. 장애를 지닌 예술인들은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고도 단체에 들어가는 일은 고사하고 무대에 오르는 것도 어려워 생계를 위해 음악 이외의 일을 해야한다고 한다. 특히 장애인을 자녀로 둔 부모들은 음악을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것은 물론 장애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뚜렷한 길을 찾을 수 없는데다 한 번의 공연 기회를 갖기도 어려워 좌절하기 일쑤라고 한다. 그런 부모들에게 장애 예술인들에게 무대를 펼쳐줌으로써 이들의 공연 기회를 확대하는 단초가 되고 이 무대를 통해 장애 가족과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나눌 수 있다.
또 하나는 '통합 장애인 예술단'이라는 점이다. 시각장애인 단체나 지체장애인 단체 등 같은 장애 유형별로 모인 단체는 있으나 서로 다른 장애를 가진 장애인끼리 호흡을 맞추는 예술단은 극히 적다. 소통 방식의 차이로 합주 등이 어려운 까닭인데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단원들의 반응은 좋다. 처음에는 '한국인과 미국인'만큼이나 문화나 소통 방식 등이 달랐으나 호흡을 맞추며 서로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마지막 한가지는 장애인 인식 개선이다. 이들이 예술단을 구성했다고 하니 일각에서는 그 실력을 의심할 수도 있겠다. '하고 싶은 이들 중 아무나 모인' 그런 단체쯤으로. 그러나 이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전공자부터 활동 중인 연주자, 음악강사, 가요제 수상자 등 전문 예술인들이다. 감독들도 하나 같이 놀란다. "여태껏 지도했던 단체 중 이런 능력을 가진 단체는 없었다"고. 단원들은 이번 공연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살아가는 방법이 좀 다를 뿐이지 할 수 있는 능력은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같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이번 예술단 결성은 광주문화재단이 한국장애인문화광주시협회와 손잡고 이뤄냈다. 지난해부터 광주문화재단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3개년의 장애인문화예술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는 장애 문화예술인 활동 실태조사와 네트워킹을 가졌고 장애인 문화예술공간 이음갤러리를 오픈했다. 이어 올해 장애 공연예술인으로 구성단 예술단을 구성했다.
이번 예술단 결성으로 장애 예술인들의 무대가 확대되길 바란다. 장애를 이유로 이들의 능력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는 일이 없어야한다. 광주문화재단이 시작한 예술단. 지원 사업이 끝나면 없어질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지원이 있어야할 것이다. 시나 지자체는 공산품을 만드는 것에 치중된 장애인 일자리 사업을 문화예술로 확대해본다면, 장애인을 의무고용해야하는 기업에서는 예술단을 만들어 장애인을 고용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어린 장애인들이, 이들의 부모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길 바란다. 김혜진 문화체육부 기자
- [무등의시각] 흔들리는 대통령, 흔들리는 지역현안 호남은 또 정치 클리쉐에 당한걸까.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만들겠다던 윤석열 정부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윤석열표 광주 약속은 물론 균형발전 약속 어느 것 하나 전진에 방향타가 맞춰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12.72%'. 광주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은 보수진영 대통령 탄생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만들어 주었건만 불과 반년 만에 '그럼 그렇지' 볼멘소리가 심심찮게 터져 나오고 있다.얼마 전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이 공개됐다. 긴축에 초점을 맞춘 재정 기조를 감안하더라도 실망이라는 평가가 적잖다. 특히 지역화폐, 임대주택, 쌀값 등 소득부족과 물가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서민을 고려한 조치 측면에서 아쉬운 대목이 많다. 야당이 '정부의 나라빚 걱정을 오롯이 시민들에게 떠넘긴 약자 실종 불공정 예산', '참으로 비정한 예산'이라는 쓴소리를 내뱉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물론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광주는 2년 연속 3조원 돌파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비를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굵직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대거 포함된 덕이다.그렇다면 대통령의, 집권 여당의 호남 챙기기 의중이 반영된 결과일까? 답은 '아니오'로 기운다.인공지능, 반도체 등 신 경제 미래먹거리 분야에서 타 지역에서는 구현해내지 못한 무형의 아이디어를 대거 유형의 사업으로 전환했던 광주의 작전이 먹혀 들어갔다는 평가가 더 많다.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차원의 지역 현안 사업 국비 반영 노력이 아닌 광주시의 '개인기'가 더해진 결과일 뿐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기간 우리 지역에 약속했던 공약 이행도 낙제점이다.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도체나 인공지능, 미래차 육성 분야는 일부 포함됐지만, 공약 사업인 달빛고속철도와 서남권원자력의료원 등은 누락됐다. 대통령의 약속이 관계부처의 반대(구체적인 정부 기본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는 이유도 포함되지만)에 발목이 잡혀버린 우스운 상황만 연출됐다.국민의힘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광주를 찾아 개최했던 예산협의회에서 약속한 사업도 삐걱거리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7월 전남대학교병원 신규 건립과 관련해 "예산 당국에 부탁을 해서 1차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집어넣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 기획재정부와 전남대병원 새병원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협의했다고 공식화 한 것이다.하지만 결과는 대상 자격 미달. 용도변경을 완료하지 않은 병원 측의 미숙한 행정 때문이라고만 몰아세우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잖다. 앞서 전북, 경북 등도 도시관리계획 변경 전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된 경우가 있었고, 이번 예타 대상 포함 사업 가운데서도 유사 사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수도권 중심 정책도 '말뿐인 지방시대'로 가고 있다.반도체 학과 증원과 수도권 공장 증설 규제 완화 등과 같은 수도권 중심 정책 강화, 국정 과제에 포함된 기업의 지방이전 공약과 투자 촉진도 반대로 가고 있다.대통령의 지지율이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점도 '尹표' 지역혁안 정책 표류 우려감을 키운다.취임 불가 80일 만에 20%대까지 추락했던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까지도 30%대 초반을 겨우 회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지율 지진에서 버팀목이 되어 줄 여당마저 불협화음, 갈라치기 등으로 내홍 중인데다 여사를 비롯한 대통령 주변 논란까지 끊이지 않고 있으니 국정을 온전히 주도 할 윤 대통령의 모습을 언제나 볼 수 있을 지, 언제고 볼 수 는 있을런지 의문 부호가 달린다.겨우 5년이다. 대통령의 정책 집행을 위한 씨앗을 심을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초석이 제대로 쌓이지 못하면 '지역맞춤형 성과내기'도 난망에 그칠 것이다.윤석열 대통령의 지방시대가 허울뿐인 약속에 그치지 않기를 바라본다. 주현정 무등일보 취재1본부 정치행정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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