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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0개 광주의 눈' CCTV통합관제센터
입력 : 2020년 01월 23일(목) 09:14


범죄자 추적·응급상황 대처 '눈 부릅'
"가족에도 말하지 않는 투철한 사명감"
광주 CCTV통합관제센터에서 관제요원들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사건사고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법, 온 가족이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하는 명절이라고 해도 예외는 없다.

짧지만 달콤한 나흘간의 설 연휴에도 마음껏 휴식을 취할 수 없는 이들이 있다.

수상한 개미 한마리도 잡아낸다는 ‘범죄예방 올빼미’ 광주시CCTV통합관제센터 근로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설 명절을 앞두고 365일 24시간 뜬 눈으로 광주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 있는 이들을 직접 찾아가봤다.

침묵이 가득한 관제실에서 16개로 분할된 모니터를 바라보는 관제요원의 눈빛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그렇게 화면 분할된 모니터가 6개. 혼자서 300여개의 영상을 지켜봐야 하지만 눈은 손보다 빨랐다. 이윽고 한 CCTV에 설치된 비상벨이 울렸다. 해당 CCTV가 설치된 현장 모습이 팝업창으로 뜨고 도움이 필요한 시민을 인근 가장 가까운 순찰차와 119에 알려준다.

지난 21일 찾은 광주 CCTV 통합관제센터. 설 명절에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이곳은 광주 내 설치된 6천500여개 CCTV를 모니터링하는 명실상부한 ‘광주의 눈’이다. CCTV의 숲인 도심 속에서 이들 관제요원의 눈을 피하기란 쉽지 않다.

범행 당시 입은 옷을 바꿔 입은 범죄자를 잡기도 했고, 범죄자의 차량 안테나의 끄트머리만 보고도 영상에서 잡아낸다. ‘매의 눈’이 아닐 수 없다.

범죄자에게만 ‘매의 눈’이 아니다. 지난 16일 새벽 동구 도심을 반팔만 입고 정처없이 걷던 노인을 발견, 119에 전달해 인계했는데 알고 보니 치매 노인이었다.

과거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남성을 발견, CCTV 비상벨 스피커를 켜고 “생명은 소중합니다 선생님”이라고 외쳐 인명을 구하기도 했다.
광주 CCTV통합관제센터에서 관제요원들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직무 수칙상 업무 중 본 내용은 가족에게도 말하지 않는 것은 물론, 관제실에는 휴대전화도 반입하지 않고 있다. 관제요원들은 자신의 이름조차도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 5년차 여성 관제요원은 “가족들도 제가 하는 일이 뭔지 자세히 몰라요”라며 “원래 사랑은 안보이게 하는 사랑이 최고 아닐까요. CCTV가 소리가 안나니까 사람의 행동이나 표정에 더 집중하게 돼요”라고 말했다. 또 “명절이면 유동인구가 몇 배는 늘어나니까 더 눈을 부릅떠야겠죠. 최선을 다해 지켜보겠습니다”고 전했다. 2013년 개소한 관제센터가 지금까지 올린 성폭력·폭력·강절도 등 범인 검거 실적만도 586건이다. 교통사고와 응급환자, 각종 사건사고 예방활동도 3천971건에 달한다. CCTV 영상체험관도 970여회 운영하며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김종문 광주CCTV통합관제센터 센터장은 “민족의 명절 설을 맞아 전국에서 광주로 귀향객들이 찾아올텐데 관제센터가 지켜보고 있으니 안심하시고 명절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