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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때문에…화순 아산초 ‘전학생 무료관사’ 무산 위기
입력 : 2019년 12월 09일(월) 17:01


선관위, ‘기부행위’ 지적…교육청, 월 60만원 사용로 받아야
전학생에 집 제공하는 시골학교
화순의 작은 시골 초등학교가 전학 오는 학생에게 집을 제공한다는 소식이 일려지면서 전국적인 관심이 쏠렸으나 결국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인구감소로 학교 통폐합이 속속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농어촌 학교의 새로운 대안’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주택 무료 대여가 관련 조례나 규정이 없는 관계로 선거법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화순교육지원청은 9일 북면 아산초등학교에 ‘전학생 가족에게 무료로 집을 제공하려는 계획을 취소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화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통해 아산초의 무료 집 제공 소식을 접한 화순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 최근 아산초에 사용료를 받을 것을 지시했다”고 했다.

선거법상 단체장이나 교육감은 선거구민이나 연고가 있는 사람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순교육지원청은 학교 주택 부지를 화순군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군은 매입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순교육지원청은 제공 주택의 건물 가액 등을 감안, 학부모에게 월 60만원의 사용료를 받을 것을 학교 측에 지시했다.

학교와 학부모 측은 “월세 60만원을 내면서 누가 시골로 전학오려고 하겠느냐. 전학을 오지 말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우려했다.

시골학교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공익을 위해 보다 유연한 법 해석 및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례로 구례군 청천초등학교의 경우 6가구 주택을 지어 사실상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관련 조례에 따라 처음부터 학생 가족에게 제공하기 위해 주택을 지어 문제없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산초는 올해 화순군의 지원을 받아 사용하지 않은 관사를 허물고 그 곳에 전학생 가족에게 제공할 주택(2가구)을 신축 중이다.

전교생이 26명에 불과해 통폐합 위기에 놓인 아산초가 마련한 새로운 대안이었다.

학교에서 무료로 집을 제공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전학을 원하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치는 등 입주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성훈기자 rsh@srb.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