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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31주년] 光州 아파트·거리·건물에 ‘인본’을 입힌다
입력 : 2019년 10월 09일(수) 19:34


광주 도시 가꾸기·재생 어떻게
광주시 ‘아파트공화국’ 벗어나
사람중심 도시재생·환경 개선
사람들 모이는 대표공간 탐색
충효동 원효사 일원에 광주를 대표하는 생태문화마을이 들어설 예정이다. 광주시는 부동산이나 토목이 아닌 사람중심의 지구계획을 통해 광주의 대표적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내 시민들은 물론 건축과 도시계획 관련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세옥기자 dkoso@srb.co.kr
아파트 숲으로 전락해가는 광주 도심이 새로운 얼굴을 구축해가기 위해 광주시가 다각도로 움직이고 있다.

재개발이 아파트 건설과 동의어로 이해될 정도로 모든 공간에 성냥곽 같은 아파트들이 들어서며 도시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민선 7기는 광주만의, 광주다운 모습을 가꿔가겠다며 새로운 변화를 다짐하고 나섰다.

광주시는 도시계획과 재생 등 전반을 도시환경과 공간적인 측면에서 탐구해나갈 총괄건축가를 도입하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광주시는 총괄건축가가 도시계획이나 도시재생 등 관련부서뿐 아니라 도서관이나 문화거리 등 건축과 시청 내 다양한 부서들과 협업이 가능하도록 해 가능성에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광주시의 도시공간에 대한 향후 방향성을 현재 진행되거나 계획하고 있는 사안들을 통해 가늠해본다. <편집자 주>



아파트 숲이 돼가는 도시를 사람이 주인공인 도시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일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광주시는 도시재생국을 중심으로 총괄건축가와 함께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지속가능한 도시환경조성을 비전으로 내걸고 있다.

각 실국에서 추진되는 각종 건축 관련 사안은 물론 향후 5개 구청과 함께 도시전체 디자인을 통합적으로 만들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시는 총괄건축가 출범 첫 해인 올해 두 개의 큰 방향을 선보였다.

하나는 총괄건축가가 지구 디자인부터 지구구성 등 전 과정을 함께한 충효동 원효사 생태문화마을이다. 부동산이나 토목의 시각이 아니라 공간과 건축, 주민들의 삶이 보장되는 새로운 접근으로 광주의 대표적 문화생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주민들이 살기 좋은 공간을 넘어 건축과 도시환경의 전국적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하나는 상무소각장의 복합문화공간화와 이곳 새로운 도서관의 세계적 건축물 도입이다. 시 역사상 최초로 공공건축물에 세계건축설계공고를 도입했다.

사람중심의 새로운 도시 접근으로 예술 뿐 아니라 도시환경과 삶의 주거에서도 전국적 수범 사례를 만들어 가겠다는 시도에 부동산 관련 뿐아니라 문화계 전반에서도 기대를 갖고 있다.



철거가 확정된 소각장을 헐지 않고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로 한 상무소각장 전경.
◆랜드마크 꿈꾸는 충효동 광주문화생태마을

충효동 광주문화생태마을은 향후 광주시 도시재생이나 도시계획·디자인 등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시는 이곳 생태문화마을을 시의 대표적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다.

지구조성계획단계부터 총괄건축가가 참여해 처음으로 토목적 접근이 아닌 도시디자인 관점에서 추진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함인선 총괄건축가와 20여명의 공공건축가들이 마을 주민들과 협의와 새로운 공간을 탐구하는 1달여간의 워크샵을 갖기도 했다.

함인선 총괄건축가는 “광주에 새로운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가고 싶고 멋스러운 새로운 공간을 선보여 지역의 명소로 만들자는 것”이라며 “생태와 문화환경, 공간과의 조화 등에서는 대한민국에서 광주 생태문화마을을 찾아가 보고싶게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등산 국립공원 안 원효사 상가를 이주시키고 국립공원과 상생하는 새로운 지구조성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무등산, 호수생태원, 가사문학권 등 이 일대의 풍부한 역사·문화자원을 고유하고 특색 있는 광주다움으로 만들어간다는 전략이다. 생태문화마을사업은 충효동 757번지 일원(14만3천㎡)에 총사업비 398억원을 들여 2021년까지 이주단지, 무등산 세계지질공원플랫폼센터, 힐링촌, 야생화단지 등을 조성한다.



◆부서칸막이 넘어선 통합·변화의 도시디자인

원효사 생태문화마을은 환경생태국이 주무부서고 총괄건축가와 함께 세계건축설계 공고를 추진한 상무소각장 새 도서관은 문화정책실이 주무부서다. 도시재생국을 중심으로 시의 다양한 실국들이 도시공간과 시민중심의 건축물 구축에 발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을 앞두고 있는 ‘상무소각장’은 광주시 공간활용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준다. 철거가 확정된 소각장을 문화공간으로 되살리는 정책은 매몰비용 절약과 함께 광주소각장이 안고 있는 역사를 함께 보여준다. 공간과 문화·역사의 보관장소로 문화적 구성과 도시재생적 접근이 복합된 형태다. 새 도서관은 세계적 건축물,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한 실험 성격도 있다. 국제설계공모를 거쳐 한국 최고의 건축명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동명동 일대를 광주 고유함을 담은 문화 공간으로 만드는 동명동 문화마을은 또 하나의 새로운 실험과정이다. 광주시 형성과 확산 과정에서 역사, 교통, 교육, 행정, 문화, 상업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장소다. 도시재생과 등 5개과에 연결된 사안을 하나로 묶어내 새로운 방향을 만들고 있다. 이 일대를 아시아문화전당을 지원하고 배후기능을 하는 광주만의 독특한 역사·문화·상업기능 등을 갖춘 문화마을로 조성하고 여기에 오감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해 광주의 관광명소로 꾸민다는 전략이다.



◆컨트롤타워 기능으로 광주특성 회복

광주시는 시민이 중심이 되는 도시환경, 도시계획을 강조한다. 이와 함께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아파트 건축으로만 진행되는 지금까지의 과오를 벗어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위해 시민들과 함께 도시환경과 디자인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한편 제도적으로 무분별한 난개발 등을 막을 수 있는 ‘도시건축기본계획법’ 같은 관련 제도도 정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나 자치구 산하 공·기관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과거 관주도에서 벗어나 도시재생대학이나 마을학교 등을 중심으로한 주민주도 방식으로 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이상배 도시재생국장은 “광주가 지닌 문화적 역사적 연원을 공간에 담아내고 사람이 중심이된 도시환경으로 사람들이 찾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덕진기자 mdeung@srb.co.kr



광주 아파트, 해결방법은 있다

함인선 광주시 총괄건축가

많은 시민과 전문가들이 말하는 광주의 가장 큰 도시문제는 아파트다. 높이로 무등산, 광주천을 가리고 정겨운 골목을 없애 도시를 단절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주의 아파트 비율은 77.8%로 세종시(78.25%)에 이어 2위이다. 서울(57.98%)조차 크게 앞지른다. 천년도시 광주가 10년 된 신도시만큼 아파트 세상이 되었다.

도시 주택공급과 거주수준 향상에 아파트는 무적의 해결사다. 다만 문제는 우리의 ‘단지형’ 아파트 중독증이다. 파리, 뉴욕 같이 담 없이 길에 면해있는 아파트를 ‘연도형’이라 한다. 이는 공공이 주거 인프라를 이미 단지 외부에 설치했기에 가능한 방식이다.

반면 단지형 아파트에서는 녹지, 주차장, 주민공동시설 등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러니 단지 외곽은 녹지, 담장으로 주변과 격리되고 용적률을 찾으려니 건물은 수직으로 솟구친다. 나라가 가난하여 공공의 부담을 입주자에게 전가하던 시절의 유산이다.

최근 여러 아파트단지들이 통과차량에게 요금을 받으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아파트 주민은 사유 재산인 단지 내 도로를 지키겠다는 것이고 이웃들은 기존 도로를 끊으며 단지를 세운 것도 모자라 통과세까지 받겠다니 적반하장이라 여긴다. 단지형 아파트는 높이로 도시를 가리고 담으로 이웃과 척지게 한다.

우리 법제도가 단지형 아파트 위주로 되어있기에 사익과 공익은 늘 충돌한다. 재산권을 수호하려는 집단민원과 계획안을 관철시키려는 건설 관계자 앞에서 사후적, 일회성인 각종 심의는 무력할 수밖에 없다. 해결방법은 있다. 계획 가이드라인 제정과 사전 공공기획제도의 도입이다. 먼저 시민적 합의를 거쳐 광주가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를 반영해 구역별 높이, 차폐율 등을 규정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신시가지 등에서는 자유롭게 하되 중요한 조망지점이나 기존 시가지와의 융합이 필요한 곳은 연도형 아파트로 유도하여 높이와 배치를 규제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면 사업이 예측가능하게 된다. 민원도 없어지고 부패와 투기도 사라질 수 있다.

또한 완성된 설계안으로 떼쓰는 기존의 심의제도 대신 계획 수립단계부터 공공과 전문가들이 숙의하여 계획안을 도출하는 사전협상/기획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선진 각국은 물론 서울시도 최근 도입한 제도다.

세종시는 아파트 용지를 매각할 때 가격보다 디자인의 우수성과 공공성에 더 점수를 준다. 이로써 혁신적이고 아름다운 아파트를 많이 가진 도시가 되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광주, 전남 건설사들의 활약인데 광주에서는 장벽 같고 기괴한 아파트를 짓던 회사가 세종에서는 전혀 다르게 짓는다.

영국에서는 사업주가 설계비와 별도로 인허가 비용을 관에 낸다. 인허가가 설계의 몫인 우리는 설계자가 오히려 규제완화를 주장하고 심의위원에게 읍소를 한다. 이로 인한 저 품질 설계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된다. 영국과 서울이 하고 세종시도 하는 방식을 광주가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시민들의 합의에 의해 담 없는 아파트, 무등산이 어디에서나 보이는 아파트를 짓는다면 그것이 바로 민주도시, 사람중심 도시인 광주‘다운’ 도시환경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