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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31주년]개관 4년 문화전당 활성화 방안
입력 : 2019년 10월 09일(수) 19:18


지역 특성·협업…문화도시다운 콘텐츠 만들어야
국비 지원 강화 인프라 구축해야
대표 작품 제작 전당 브랜드 제고
전당장 운영 주체 논란 정리해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 4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비 확충, 옛 전남도청 복원 문제가 해결되면서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오세옥기자 dkoso@srb.co.kr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문화전당)이 다음 달 개관 4주년을 앞두고 있다. 문화전당은 건립의 단초가 됐던 민주교류평화원(옛 전남도청 별관)을 제외하고 2015년 11월25일 개관했다.

문화전당은 개관 이후 민주교류평화원을 비롯한 옛 도청 복원 문제로 5월 단체와 대립하면서 반쪽짜리로 운영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원형 복원 계획과 예산이 확보되면서 갈등이 봉합되고 복원에 속도가 붙고 있다.

문화전당은 그동안 아시아 각국의 문화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창·제작 센터 역할을 해내면서 문화 중심의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전당장 선임 문제, 예산 확충 등에 대해 지역민의 기대감이 높았으나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화전당이 활성화되어 ‘문화가 밥이 되는 시대’를 꿈꿨던 지역민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변하고 있다.

지역 문화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 창·제작과 이를 통한 문화중심도시 거점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국비 지원, 운영주체, 콘텐츠 제작, 지역 협업 등을 점검한다.

◆국비 지원 확충 필요

문화전당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과 광주시 그리고 있는 5대 문화권 기반조성사업을 선도해 나갈 핵심 기관으로 건립됐다.

특별법에 의해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이 4년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국비 투입은 13.9%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최경환 대안정치연대 의원(광주 북구을)이 주장한 바에 따르면 문화전당 관련 국비는 계획대비 83.6%로 비교적 순조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광주시 보조사업에 대해서는 전체 1조3천807억원의 13.9%인 1천915억원만 지원된 것으로 집계됐다.

문화적 도시환경 조성, 예술진흥 및 문화관광산업 육성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여기에 민자사업도 전체 1조7천337억원 대비 고작 740억원에 불과해 문화전당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형국이다.



◆운영 주체 논란

문화전당은 현재 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으로 이원화되어 있다.

문화전당이 아시아문화원을 관리 감독하는 기관으로 운영되다 보니 기관간 갈등이 상존해 있다. 여기에 두 기관이 추진하는 사업의 중복성과 이에 따른 예산 낭비가 제기되면서 통합 필요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의 통합 얘기도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특별법에 따르면 2020년까지 운영 주체에 대해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문광부는 지난 3월 조직진단에 착수하고 통합과 운영 행태에 대한 용역에 들어갔다. 용역 결과는 이르면 10월말에 발표될 예정이다.

별도 법인으로 갈 경우 국비 확보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예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게 되면 문화전당 관리 운영뿐 아니라 콘텐츠 창·제작에 차질을 빚어져 활성화가 요원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 기관으로 운영될 경우 안정적인 조직관리와 원활한 국비 확보가 장점이다. 하지만 관 주도의 전당운영에 따른 예술적 창의력 통제, 자유로운 작품 세계 추구 등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와 같이 정부기관 법인 형태의 절충형으로 운영되는 방법도 있는데 용역 결과가 어떻게 귀결될지 지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 콘텐츠 생산

문화전당을 대표할 만한 콘텐츠는 아직 없다. 개관한 지 4년밖에 되지 않았으니 킬러 콘텐츠 부재가 당연할지도 모른다. 지난 4월 초 문화전당은 킬러 콘텐츠로 렉스(R.E.X)를 시범 공연했다. 우리나라의 박씨부인전을 모티브로 한 판타지 공연극인데 반응이 좋았다. 연말에 정식 공연에 나설 예정이어서 기대감이 높다.

콘텐츠 제작은 예산과 직결되는 문제다. 그동안의 국비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개관 이후 예산 현황을 보면 2016년도에 문화전당은 572억원을 사용했다. 여기에는 아시아문화원 313억원이 포함돼 있다. 2017년 485억원(328억원), 2018년 552억원(322억원), 올해 511억원(322억원)으로 개관 당시와 비교해 국비 지원이 80%대에 머물러 있다.

문화원 300원대 예산 중 인건비나 프로그램 진행에 필요한 예산을 제외하고 콘텐츠 생산에 들어가는 예산은 많지 않다.

아시아 각국의 문화 자산을 비롯해 지역 역사, 문화를 바탕으로 한 대표 작품 생산을 통해 문화중심도시 조성과 문화전당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화전당은 지난 5월 5·18민주화운동 39주년을 맞아 옛 전남도청 본관과 별관 등을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지역 사회와 협업

문화전당이 광주 문화 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면서 핵심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를 이해하고 유관기관과의 협업이 필요하다. 문화전당의 미션과 목표가 거대 담론 중심이다 보니 지역연계 프로그램이나 협업 활동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기훈 지역문화교류재단 상임이사는 “지역 문화기관의 프로모션 역할에 머무르지 말고 지역 역사와 문화, 전통을 알아가고 그런 노력이 필요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콘텐츠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문화기관과의 유기적 관계 형성도 중요하다. 광주시와 전남도와 정기적인 만남을 갖고 있으나 문화행사 일정 조정 수준에 그치고 있다.

내년부터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광주문예회관 대관 문제, 공연 제작 실무 전문가 그룹 교육 등도 문화전당이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화전당이 창·제작과 공연 관련 전문가 그룹의 풀 형성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체계적인 공연 인력 수급 시스템을 갖춰 문화예술 공연이나 작품 제작에 적극 활용하면 인력 양성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까지 꾀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승권 조선대 프랑스어권문화학과 교수는 “문화전당이 동시대 예술을 지향하는 것은 좋은데 지역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고민해야 한다”며 “개관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으니 지금 전당 전체를 리셋한다는 개념으로 운영주체, 콘텐츠 제작 등에서 전반적으로 틀을 바꾸는 시도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양기생기자 gingullove@srb.co.kr